요즈음 프랑스는 물론이고 세계에 군림하는 거성으로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바로 요리사 마크 베이라(Mark Veyrat)이다.
지난 9월 알프스 산 마일인 똔에서 열린 식도락 전시회에서 여러 음식이 선보인 바 있다,
관람객들은 상품화된 ‘빠떼’ (미트로프 비슷한 것), 잼, 소시지, 술 뿐 아니라 생굴의 시식까지 할 수 있었다. 사흘동안 열린 전시장에서는 매일 유명 요리사들의 간단한 강습까지 있었다.
항상 쓰고 다니는 챙 넓은 까만 모자를 쓰고 그가 나타났을 때는 마크 베이라를 보기 위해 2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홀이 꽉 찬 것은 물론이고 기회를 놓칠세라 뒤에 설 수 있는 자리 까지 사람들로 발 디딜 틈 없었다. 한 명의 조수를 동반한 다른 요리사들과 달리, 베이라는 4∼5명의 조수들이 부산스럽게 거들고 있었다.
그날 우리에게 보여줄 요리는 ‘옥살리스’(Oxalis 클로바 비슷한 식물)와 너트멕(Nutmeg 양념) 거품과 서브하는 저은 달걀이라, 뭐 간단한 것이려니 생각했다. 재료에 나오는 옥사리스를 비롯 몇 가지 모르는 것을 주워 주위 사람들에게 물었는데 아무도 아는 사람들이 없었다.
신기한 재료만 쓰는 구나 싶었다. 조수들이 우선 달걀 위의 3분의 1정도를 칼과 가위를 이용하여 반듯하게 잘랐다. 그리고 그는 후라이팬에다가 달걀과 약간의 크림, 닭 국물을 넣고 살짝 익힌 후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았다. 그것으로 달걀을 3분의 2쯤 채우고 그 위에 구이모브(Guimauve)라는 뿌리에 야채국물, 너트멕, 약간의 설탕을 넣어 부풀려 얹었다. 이어 새콤한 옥살리스를 야채 국물과 함께 갈아서 주사기 같은데 담았다.
그렇게 해서 달갈에 쏘듯이 넣으면 위의 거품이 흐트러지지 않기 때문이란다. 나는 ‘어머나’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맛을 위해 그 정도까지 섬세한 주의를 기울이고 시간을 소모하는 준비를 하다니!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서브하는 모양을 보여줬다. 투박한 나무 껍질 위에 파란 이끼가 덮여 있고 옥살리스가 심어져 있었다. 거품으로 씌운 달걀이 그 위에 얹혀 있었고 옥사리스를 담은 것이 우산모양을 하고 옆에 놓였다. 그것은 완전히 예술작품이었다. 사람들이 서브를 받기 위해 앞으로 몰려가는 바람에 홀 안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겨우 내 차례가 돼 스푼으로 달걀과 거품을 떠서 입안에 넣었다. 아 ! 내가 이렇게 맛있는 것을 먹어본 적이 있나? 어느 한가지 재료가 두드러지지 않으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고소한 맛과 새콤한 맛이 어울려 입안에서 흘러 내렸다. 그 맛보는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천천히 한 입씩 떠 넣었다. 과연 베이라는 모든 사람이 우러러 볼만
한 요리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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