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남가주 산불이 엄청난 임야를 태웠다. 소중한 목숨도 앗아갔다. 수백 채의 집이 잿더미로 변했다. 불길이 세고 건조한 데다 강풍까지 가세한 점을 감안하면 수천 채의 집을 구한 셈이다. 여러 도시와 5개 카운티 소방관들이 밤샘 진화작업을 벌여 그나마 피해를 이렇게 줄인 것이다.
불이 나면 항상 그렇듯이 일부 주민들은 인화성이 강한 지붕을 뜯어내고 집 주의의 작은 수풀더미와 잡초 등을 제거하며 집에 불이 옮겨 붙지 않도록 노력했다. 숲 근처 언덕 위에 사는 주민들은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지만 반면이 이러한 재앙에 노출되게 마련이다.
이번 산불 피해는 주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피난행렬은 인근 지역을 온통 아수라장으로 변모시켰다. 만일 얼굴이 시꺼멓게 그을고 지친 소방관들이 없었다고 가정해 보자. 또한 주민들이 소개된 집과 지역이 약탈당하지 않도록 치안을 유지해준 경관들이 없었다고 생각해 보자.
이는 아놀드 슈워제네거 새 주지사와 그의 보좌관들이 곰곰이 생각해야 할 일이다. 슈워제네거가 선거공약대로 ‘자동차세 인상’을 폐기한다면 그 결과는 심각할 것이다.
자동차세 인상분 40억달러 가운데 대부분이 소방국과 경찰국 운영 등 시와 카운티의 공공안전에 쓰이게 된다. 만약 자동차세 인상이 폐기되면 시와 카운티 정부를 이를 보전할 만한 재원이 없다. 최근 수년간 재정압박을 받아온 이들 지방정부는 곤궁에 빠지게 된다.
주 의회에 탐 맥클린톡 상원의원이 주도하는 일단의 의원이 있다. 이들은 소수이긴 하지만 목소리가 거센 사람들이다. 맥클린톡 의원은 비대해진 정부를 대폭 줄여야 한다는 소신을 펴고 있다. 소환선거 캠페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맥클린톡이 자동차세를 완전 폐지하자는 주장을 펴는 것은 정부 축소의 일환이다.
오늘 벤추라카운티 동부지역, 맥클린톡의 지역구가 산불의 영향권 안에 들어 주민들의 집이 불타고 소방관들이 목숨을 걸고 진화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도 자동차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것이다.
지난주 슈워제네거는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와 주 재무장관과 가진 예산 브리핑에서 주 예산문제의 심각성을 듣고는 놀랐다고 한다. 예산 삭감을 위해 그가 도끼를 휘두르려고 하고 있지만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지켜준 소방관과 경관들이 예산삭감 조치로 일자리를 잃는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LA타임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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