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세 그릇 배달되나요? 1시간 정도 걸리겠는데요
타운의 회사원 김모씨는 3일 밤 야근을 하다가 한인타운 한 중국집에 배달을 주문했다가 1시간 걸린다는 대답에 어안이 벙벙했다. 식당의 설명은 MTA 파업으로 타운 교통이 혼잡해 진데다가 복잡한 길을 운전하느니 배달을 주문하자는 고객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MTA 장기 파업의 불똥이 배달에까지 튄 것이다.
장기파업은 노인들의 발목도 잡고 있다.
회사원 정모씨는 지난 주말 동네 할머니 장시중 들어주느라 곤욕을 치렀다. 교통편이 없어 시장을 못 봤다는 말에 선뜻 나섰다가 언제 풀릴지 모르니 필요한 것 다 사야겠다고 작심하고 나선 할머니에 이끌려 무려 4시간여 동안 타운을 누볐다. 정씨는 한 가전제품 가게 앞에서 자녀들의 픽업을 기다리는 노인들이 줄지어 서있었다며 안타까워했다.
노인뿐 아니다. 방과후 학생들이 서너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귀가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타운에 사는 K모(여)씨는 불쌍해 죽겠다며 MTA 노사 양측을 싸잡아 비난했다.
발묶인 노인들을 수송하느라 타운내 양로보건센터들도 비상이 걸렸다.
MTA 파업 후 3주 동안 평소보다 2배나 많은 노인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하느라 전 차량이 풀 가동되고 있다.
건강정보센터의 웨스턴 양로보건센터는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2대의 차량을 쉴새 없이 가동시켜 노인 수송에 전념하고 있다. 나성 양로보건센터도 하루 평균 30여명의 노인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했다가 최근 들어 두 배로 늘어 5대의 차량을 풀 가동 중이다.
타운내 노인회도 교통난으로 노인들의 발길이 뚝 떨어졌다. LA 노인상조회의 노천환 회장은 꼭 필요한 노인들 외에는 교통편에 묶여 나들이를 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며 제일 큰 피해자는 노인들이라고 불평했다.
불편은 한인 노인들뿐 아니다.
LA타임스는 4일자 캘리포니아 섹션 2면에 LA 교통 파업으로 노인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노인센터, 노인회관 등을 찾는 발길이 3분의1로 뚝 떨어졌고 병원도 찾지 못하는 노인들이 부지기수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노인관련 복지센터마다 교통편을 배가하는 등 노인 수송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파업 파급효과를 전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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