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용복/그라나다힐스
가을은 독서의 계절 또는 사색의 계절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는 가을을 꿈의 계절이라고도 하고 싶다. 꿈은 사색이요 희망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사색은 왜 필요한가. 사색은 마음의 눈을 뜨게 한다. 사색은 어떤 삶이 가치 있는 삶인가를 생각해 보는,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산책이다. 한 때는 열대지방의 낭만적인 셔먼웨이 가로수 야자수 나무 밑을 혼자서 거닐며 마음껏 사색에 잠겨 본 적도 있었다.
그리고 초가을에 샌타바바라와 미국의 시골 몇 개 도시를 관광할 기회가 있었다. 마음껏 사색할 기회를 가졌다. 그 끝없는 평야에 비닐하우스 군데군데 옹기종기 빨간 기와집 지붕의 모습과 목장에 낭만적으로 보이는 가축을 바라보며 마음껏 사색에 잠겨 봤다. 그리고 관광도중 주차장에 한인이 운영하는 관광버스가 눈에 띄는 감회가 무척이나 마음을 동요케 한다. 여기가 과연 미국 땅인가 하는 감회 때문이다.
101프리웨이로 돌아오면서 차창 가에 드넓은 미국 땅 또는 끝없는 수평선 바다를 바라보며 이국만리에서 이민생활은 너무나 큰 사색의 꿈이다. 나는 중학교 시절 교과서에서 미국 백악관에 성조기를 게양한 표지를 바라보며 언젠가는 한번 성조기 국가에서 살아보고 싶은 허황한 꿈과 사색을 가져본 적도 있었다. 그런 것이 오늘에 와서 꿈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복 받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다시 한번 느껴진다.
가을도 중턱을 넘어서고 어느덧 추수감사절이다. 계미년도 다 저물어가고 한편으로는 서글픈 생각도 든다. 내가 정말 후회 없는 한 해를 보냈나 하는 자책감 때문이다. 인생의 흐름이 무엇인가 하고 깊이 생각도 해 본적도 있었다.
내 삶에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잊어버리고 분주하게 살아온 동안에 딱 한가지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시간의 흐름에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절대로 없다는 것을.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덜 비참한 길을 찾아야만 한다고, 찾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늦게 깨닫게되는 불행이 없었으면 한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다. 저물가는 계미년 다가오는 기쁜 성탄절과 희망찬 새해를 맞아 축복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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