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머리 싸움이 승부 갈랐다
4경기를 합친 점수차가 NFL 플레이오프 역대 최소 19점. 이만하면 감독들의 머리싸움이 승부를 갈랐다.
10, 11일 이틀간에 걸쳐 벌어진 올 NFL 디비전 플레이오프는 역대 최고 드라마를 연출한 박빙 승부의 퍼레이드였다. 특히 NFC에서는 한 경기가 연장전, 또 한 경기는 2차 연장전에서 승부가 판가름났다. 따라서 아깝게 져 탈락한 팀들의 감독들이 어김없이 도마에 올랐다.
올 플레이오프 드라마의 가장 큰 ‘역적’은 소극적인 작전으로 세인트루이스 팬들을 실망시킨 램스의 마이크 마츠 감독. 그는 3점차로 뒤지던 경기 종료 37초전 캐롤라이나 팬서스의 19야드라인까지 침투, 역전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건방지기로 유명한 감독이 갑자기 얼어붙어 역전승을 포기하고 ‘동점작전’으로 나갔다. 터치다운으로 경기를 뒤집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고 37초를 흘려보낸 뒤 3점짜리 필드골을 차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간 것. 그 결과 불과 2년전 1승15패를 기록했던 팬서스가 NFC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마츠는 주전 쿼터백 마크 벌저를 믿지 못한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준 것으로 이 결정은 다음 시즌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그린베이 패커스의 마이크 셔먼 감독은 해프타임 직전 3점이라도 건지지 않고 7점을 노렸다가 1야드가 모자라 점수차를 더 벌리지 못한 결정, 그리고는 경기 막판 1야드만 전진하면 이글스를 잠재울 수 있는 상황에서 과감하지 못하게 펀트로 공격권을 넘기는 바람에 졌다는 비난을 듣고 있는데 사실 여러 가지 상황을 따져볼 때 셔먼 감독의 판단이 틀렸다는 판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테네시 타이탄스의 제프 피셔 감독은 경기 막판 와이드리비서 드류 베넷이 충분히 잡을 수 있었던 스티브 맥네어의 패스만 거둬들였더라면 비난을 들을 이유가 없다. 타이탄스는 적지에서 탑시드를 상대로 대선전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졌기 때문에 2쿼터에서 패이트리어츠 28야드라인까지 갔을 때 과감하게 퍼스트다운을 노리지 않고 펀트를 지시하는 등 이기기 위해서(To win)가 아니라 지지 않기 위해서(Not to lose)의 소극적인 작전 때문에 졌다는 지적에 귀가 따갑다.
마지막으로 캔사스시티 칩스의 딕 버밀 감독은 종료 4분22초전 온사이드 킥으로 공격권을 다시 따낼 생각을 않고 콜츠에 공을 차 넘기며 하루종일 뻥뻥 뚫린 디펜스에 운명을 맡긴 것이 아쉽다. 허약한 디펜스가 콜츠 오펜스를 차단, 오펜스에 기회를 줄 것이라고 믿은 것은 역시 무리였다.
<이규태 기자>clarkent@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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