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핑시즌용 영화 ‘빅 바운스’.
‘자유를 찾아서’ ‘내 아기의 아빠’등
싸구려 영화들, 연말개봉 대작에 밀려
할리웃의 1월은 정크 무비의 하치장이라 불린다. 스튜디오들은 해마다 새해가 되면 지난해 연말 대목용으로 내어놓을 수 없었던 쓰레기 같은 영화들을 스크린에 쏟아놓곤 한다. 올 들어 이미 개봉됐거나 앞으로 곧 개봉될 영화들을 보면 이같은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지난 9일 개봉된 가수 겸 배우인 맨디 모어가 대통령의 외동딸로 나와 외유 중 평민 청년과 데이트를 하는 로맨틱 코미디 ‘자유를 찾아서’(Chasing Liberty)는 비평가들의 부정적 반응 속에 개봉 첫 주말 달랑 610만달러의 수입을 내고 흥행 7위에 머물렀다.
또 같은 날 개봉된 미라맥스의 총각 아버지들의 코미디 ‘내 아기의 아빠’(My Baby’s Daddy)도 개봉 첫 주말 750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면서 흥행 6위에 머물렀다. 이 영화는 아예 비평가들을 위한 시사회도 열지 않았다.
오늘 개봉되는 바이커 액션영화 ‘토크’(Torque)도 마찬가지. 한국계 윌 윤 리가 조연하는 이 영화는 갱과 스피드와 마약과 로맨스가 있는 틴에이저 영화로 어른들이 볼 영화가 못된다. 역시 오늘 개봉되는 ‘폴리와의 만남’(Along Came Polly·영화평 위크엔드 7면 참조)은 정크 무비 중에서는 준스타급 배우를 쓴 로맨틱 코미디. 코미디언 벤 스틸러와 제니퍼 애니스턴이 나오는 이 영화는 경직된 남자와 자유정신을 지닌 여자간의 로맨스를 그린 것인데 연예 전문지 버라이어티로부터 김 빠지는 영화라는 평을 들었다. 이어 곧 개봉될 코미디 ‘빅 바운스’(The Big Bounce)에는 오웬 윌슨과 모간 프리만이 주연하지만 사전 입 소문이 신통치가 않다.
스튜디오들이 정크 무비를 1월에 출하하는 까닭은 타이밍 때문. 여름과 겨울방학 및 휴가철에는 영화의 주고객인 학생들이 매일 같이 극장을 드나들지만 1월은 사정이 다르다. 미라맥스의 한 간부는 “1월에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야하는 데다가 동부는 혹한에 시달리고 또 아직도 극장에는 연말에 흥행과 오스카를 노리고 나온 대규모 예산을 들인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스튜디오들은 비평가들이 코방귀를 뀔 싸구려 영화들을 이 때 내놓고 있는 것.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현상이 다소 개선되고 있긴 하다. 크리스마스 영화들을 다 본 젊은 관객들이 새 영화를 찾고 있기 때문.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캥거루 잭’ 및 ‘다음 금요일’ 등이 1월에 나와 비교적 좋은 흥행을 올린 영화들이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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