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자살폭탄공격을 시도하려다 이스라엘군에 붙잡힌 팔레스타인 소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치열한 PR전을 벌이고 있다.
후삼 압도(16)는 24일 18파운드의 폭발물을 몸에 두르고 이스라엘 검문소를 통과하려다가 적발됐는데 이 순간부터 폭발물이 무사히 제거될 때까지 벌어졌던 극적인 장면이 TV를 통해 전세계에 중계됐다. 특히 압도가 폭발물을 묶은 끈이 가위로 잘 잘려지지 않자 눈물을 글썽이는 장면은 폭력에 무감각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들에게도 큰 충격을 주었다.
“자살공격 어린이 동원”
이, 전세계 중계… 비난
이스라엘 당국은 압도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로부터 자살공격을 하면 이스라엘 주화 100셰켈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반면 팔레스타인과 다른 아랍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의 암살로 국제적인 비난이 쇄도하자 맞불을 놓기 위해 일으킨 자작극이라고 반박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야쿱 샤힌 정부국장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아무리 어린애라도 죽은 후에 100셰켈을 주겠다는 맹랑한 약속을 믿고 자폭에 동의하겠느냐”며 “처음부터 끝까지 이스라엘측이 만들어낸 이야기인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압도가 거주하는 웨스트뱅크 도시 나블루스의 지사 마후드 알룰은 이번 사건과 이에 따른 선전활동이 이스라엘 첩보기관의 작품이라며 아마도 나블루스를 공격하기 위한 준비과정”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랍 관계자들은 또 어떻게 압도가 검문을 받는 순간 카메라가 기다리고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AP통신 TV뉴스를 위해 화제의 장면을 촬영한 팔레스타인 카메라맨 아베드 카베이사는 교외 집에서 나블루스로 들어오는 길에 당시 상황을 목격하고 그가 아는 이스라엘 군인의 허가를 받아 촬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폭탄이 진짜였느냐는 질문에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무장단체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은 24일 “우리가 압도를 보냈다”고 주장했으나 팔레스타인들이 이번 사건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자 갑자기 말을 바꿔 이스라엘이 꾸민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압도의 가족들은 이번 사건의 책임에 대해서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어떻게 중계 가능하냐”
팔 “이 자작극” 반격
아버지 무하마드는 어린아이를 자살공격에 나서도록 한 사람들은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면서 압도를 유혹한 사람들은 어린이를 이용하려들지 말고 스스로 자살공격에 나서야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모인 이만은 폭력과 불평등이 난무하는 팔레스타인에서 어떻게 어린이들이 제대로 자랄 수 있겠느냐면서 압도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모든 회교도들도 똑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양측의 공격으로 숨지거나 불구가 된 어린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자살공격이 있을 때마다 어린이 피해자들의 장례식을 방영하는 것이 상례이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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