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12일 저녁 당사에서 ‘노인 폄하’발언으로 인한 당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지고 선대위원장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본사=홍인기 기자〉
17대총선 D-2, 탄풍 되살리기-박풍유지에 사활
<서울-김경원 특파원>
총선을 사흘 앞둔 12일 밤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선대위원장과 비례대표 후보 전격사퇴가 발표되자 각 당은 겉으로는 남의 당 일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이것이 총선 판세에 미칠 영향 분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 의장의 결정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곳은 한나라당으로 정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이후 이어지던 지지율 상승세가 판세의 극적 반전을 노린 정 의장 사퇴 카드로 우리당을 외면하던 지지자들의 재결집의 계기가 될까봐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나라당 은진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극적인 방법을 통해 노사모 등 친노 세력을 재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과반수도 모자라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려고 국민을 상대로 협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부산·경남 지역 유세 지원 중인 박근혜 대표는 이 소식을 보고 받고 “아, 예. 알겠습니다”라고만 답한 뒤 더 이상의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여옥 대변인은 “박 대표는 기본적으로 이 일은 열린우리당 내부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3보1배를 통해 지지도를 끌어 올렸다고 판단하고 있는 민주당은 정 의장의 발표가 호남 표심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민주당 장전형 선대위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의 당내 일”이라면서도 “이런 결과가 빚어진 것은 열린우리당의 분열주의가 빚어낸 집단적 오만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정 의장 사퇴를 호남표심을 자극하는 기회로 역이용할 계획이다.
박준영 민주당 선대본부장은 “분열과 배신을 거듭해온 열린우리당이 민주당에서 분당해 간 사람을 팽 시켰다”며 “영남 지역의 사퇴 요구와 여론 때문에 정 의장이 사퇴했고 이제 영남 출신 선대위원장이 임명될 것”이라며 호남지역 정서를 자극하는데 안간힘을 썼다.
민노당은 “지금까지 보여 온 감성정치의 또다른 행태”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민노당 노회찬 선대본부장은 “정 의장의 실언으로 열린우리당이 타격을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민이 공감하는 위기가 아닐뿐더러 국민들은 이런 식의 문제 해결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열린우리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정 의장 발언 때문이 아니라 거품이 빠지는 것”이라며 “민주노동당 지지율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12일 오후 60~70대 폄하발언으로 이른바 노풍이 불면서 영남을 중심으로 지지도가 급락하는 형국이 벌어지자 이날 전격적으로 선대위원장직과 국회의원 비례대표직 사퇴를 선언한 후 탄핵 세력 심판과 신지역주의 부활저지를 내세우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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