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국방부, ‘중국군 지원 기업’ 188곳 선정… 불이익 예고
▶ 미중 정상회담 훈풍 3주만에 끝나
▶ 2월 보류했던 명단 대폭 늘려 발표
▶ 방산 넘어 민간 빅테크로 견제 확장
▶ 국방부 계약·조달 사업 배제 가능성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중국 ‘인공지능(AI) 굴기’를 이끄는 알리바바와 바이두, 텐센트, 전기차 제조 업체 비야디(BYD) 등을 ‘중국군(인민해방군) 지원 기업’ 명단에 추가해 불이익을 예고했다.
이는 미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 약 3주 만에 나온 것으로 북중 정상회담에서 ‘반미 동맹’을 과시한 직후 발표됐다. 이번 조치로 중국 정부와 개별 기업의 반발과 불복 소송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중 갈등의 새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국방부는 8일(현지 시간) “국방수권법(NDAA) 1260H조 법정 요건에 따라 미국 내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운영되는 중국 군사 기업들의 업데이트 목록을 관보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1260H는 중국군을 지원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중국의 군사 기업 목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미 국방부가 작성하며 2030년까지 최소 매년 한 번은 목록을 갱신해야 한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총 188개다.
국방부는 이들 기업이 중국 정부 산하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 또는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 등 정부 산업 정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됐다는 점을 지정 사유로 언급했다. 일부 기업은 중국의 ‘전정특신(작은 거인)’이나 ‘제조 싱글 챔피언십’ 사업에 참여한 점을 문제 삼았다.
명단에는 중국의 대표적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AI 기업 텐센트, 최대 인터넷 검색 포털 바이두, 전기차 제조사 BYD·니오 등이 있다. 존슨앤드존슨 등 미 제약사를 고객으로 둔 제약 아웃소싱 기업 우시앱텍, 로봇 제조사 유니트리, 태양광 기업 JA솔라·트리나솔라도 명단에 포함됐다. 그 밖에 배터리 업체 CALB·이브에너지, 라이다 기업 허사이·로보센스,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BOE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제조 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등재가 유지됐다.
앞서 미 상무부는 2월 1260H 명단을 관보에 게재했다가 불과 몇 분 만에 국방부의 요청으로 철회했다. 당시 YMTC와 CXMT는 목록에서 삭제됐지만 이번에 공개된 목록에는 다시 포함됐다.
대중 강경파의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2월에 올렸던 명단을 20쪽 분량으로 대폭 늘리는 동시에 기존 명단에서 10개 기업을 제외했다. 중국해양석유(CNOOC) 자회사 2곳, 코스코해운금융, 코스타그룹 등이 빠졌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대중 통제 대상이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과거 국유 방산·통신 기업 중심에서 훨씬 광범위한 상업용 기술기업으로 확대됐다. 이는 AI·바이오·전기차·로봇·배터리·반도체·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중국의 약진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목록에 오른다고 당장 제재나 수출통제 등이 가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앞으로 국방부가 계약을 맺거나 조달 사업을 추진할 때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로이터통신은 “국방부는 이달 말부터 명단에 오른 기업들과 직접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금지되고 내년부터는 제3자를 통해 이들 기업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하는 것도 금지된다”고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해당 기업들이 미국 자본시장이나 정부 조달시장에 접근하는 것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 지 한 달도 안 돼 강경 조치를 밀어붙이자 중국은 반발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중국 기업들은 그 나라의 법률과 규정을 엄격히 준수해왔다”며 “미국은 잘못된 관행을 중단하고 공정하고 차별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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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박시진 기자·이태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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