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내용·안락한 분위기… 최근 미 전국서 ‘우후죽순’
2주전 할리웃의 댄스클럽 ‘아발론’에 플레이스테이션 2를 설치한 주인 스티브 아델만(왼쪽)이 존 오로스코와 함께 메이저리그 베이스볼 게임을 하고 있다.
시간당 5달러 정도면 ‘OK’
고급 휴양지나 댄스클럽에도 곳곳 설치
어린이와 함께 즐기는 부모도 늘어
게임방이 뜨고 있다. 시간당 사용료를 내고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2’, 또는 컴퓨터를 가지고 소매가 20~50달러인 각종 게임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비디오 게임방은 최근 몇년사이에 급증, 현재 미 전국에 450여개를 헤아린다. 80년대에 유행한 비디오게임 아케이드의 열기와 90년대에 등장한 인터넷 카페의 느긋함을 합해 놓은 것과 같은 게임방에서 사람들은 안락한 소파에 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주위의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악당들을 때려잡는 스릴을 즐긴다.
1995년 플레이스테이션, 이어 2000년에 나온 X박스의 화려한 그래픽 덕분에 대중적 오락으로 부상한 비디오게임은 차츰 사회 주류로도 접근하고 있다. 콜로라도주 텔루라이드 같은 고급 휴양지나 뉴욕의 ‘플레이’, 할리웃의 ‘아발론’ 같은 댄스 클럽에도 게임방이 자리잡고 있다.
“비디오게임과 콘솔 매출이 할리웃 입장료 수입을 웃도는 요즘 게임방은 영화업계에서 극장과 꼭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비디오 게임 공급회사 관계자 마크 닐슨에 따르면 현재 게임방은 한달에 30개씩 늘고 있을 정도다.
평소 게임광이 아니더라도 전혀 겁먹지 않고 즐길 수 있기 때문에 20대는 물론 30대 사이에서도 ‘해피 아워’를 대신하여 널리 사랑받는 게임방에는 물론 10대들이 많이 몰린다. 한 시간에 5달러만 들이면 친구들과 어울려 편안하게 이 게임, 저 게임을 실컷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떻게 해서든 부모의 눈길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이 나이 아이들에게 식당보다 돈도 덜 들고 오래 죽치고 있을 수 있는 게임방은 안성맞춤이다.
당연히 초등학생들의 생일 파티나 그보다 더 작은 축하 행사들도 많이 열리고, 자녀와 함께 영화를 보는 대신 게임을 즐기는 부모들도 많다. 요즘 비디오게임은 어느 집에나 다 있지만 게임의 종류가 많은데다 TV 화면도 크고, 무엇보다 다른 아이들과 경쟁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게임방은 인기다.
그러나 그 인기가 과연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 그 전신인 비디오 게임 아케이드의 경우, 1984년에 2만4000개 정도 됐지만 10년쯤 기복을 보이다 이후 계속 줄어 왔다. 1976년부터 아케이드업계 잡지 ‘리플레이’를 발행해온 에디 애들럼은 게임방에 대해 신통치 않게 생각한다. “발상은 그럴듯한데 아직 크게 성공한 예를 보지 못해 두고 볼 참”이라는 것이다.
비디오게임 역사가인 키스 파인스틴에 따르면 “80년대엔 아이들만 했지만 요즘은 부모들도 게임을 한다”는데 그래서도 요즘 게임방들은 게임 내용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 아이들이 M(17세 이상용)이나 T(13세 이상용)등급 게임을 빌리려면 미리 부모의 동의서를 가져오게 해서 파일에 보관까지 해 놓으며, 어린이를 위한 파티가 열리는 동안은 M 등급 게임은 아예 진열대에서 치워놓기까지 한다. 단, 인류가 외계인 종족과 싸우는 내용의 게임 ‘헤일로’만은 너무 인기 있어 예외로 취급되곤 한다.
샌디에고 카운티 소년원에 근무하는 심리학자 마치타 매스터스 박사는 작년 8월 동업으로 오션비치에 게임방을 차렸다. 돈도 벌고 싶었지만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모여 놀 곳을 제공하기 위해서였는데 매스터스 박사는 “게임방은 비디오 게임을 아이들이 홀로 하는 놀이가 아니라 사교 행사로 바꾸어 놓았다. 관중들을 끄는 스포츠가 될지도 모른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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