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킹햄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지난 20일 열린 웅담사건 관련 공판에서 한인들이 유죄를 인정함으로써 앞으로 재판을 받게될 한인 피의자들이 새로운 전략 수립에 고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날 재판은 웅담이나 산삼 거래는 불법이라는 사실을 한인들이 몰랐으며 단순히 문화적 차이에 의한 실수였다는 한인들의 주장이 먹혀들기 힘들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
변호인들은 검사측이 소환한 7명의 증인을 놓고 한인만을 상대로 한 표적 수사나 위법적인 함정 수사는 아닌지 따졌으나 오히려 비데오 테입이나 녹취록을 통해 생생한 범행 당시 상황이 공개되면서 변론 근거를 많이 잃게 됐다.
변호인들은 이날 다섯 시간이 넘는 증인 심문이 끝난 후 전략을 바꿔,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검찰과 형량을 조정하는 쪽으로 한인 피의자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배심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상할 수 없지만 무죄 판결은 불가능하리라는 판단이었다.
“문화적 차이로 인한 실수” 주장 안 먹혀
재판 앞둔 피의자들 난감한 표정 역력
한인들은 변호인들의 설명을 수긍하는 눈치였고 결국 휴정 기간을 이용해 검사측과 플리 바겐(사전형량조정)이 이루어졌다. 중범죄(felony) 혐의는 유지하되 집행유예와 벌금으로 징역형을 대신한다는 조건이었다.
이날 재판이 예정되었으나 시간이 없어 연기가 됐던 송 모씨와 장 모씨도 플리 바겐에 합의, 배심원 재판의 길고 번거로운 절차는 면하게 됐다.
하지만 첫 재판의 결과를 직접 확인하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 법정에 앉아 있던 다른 한인 피의자들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억울한 입장을 제대로 알려 보지도 못한 ‘죄인’이 되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특히 플리 바겐에도 불구 검찰이 ‘중범죄’ 적용을 고집하고 있어 추방 심사를 각오해야 하는 영주권자 피의자는 징역을 살지 않는다는 조건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현장까지 운전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범행 공모’ 혐의를 받았던 조 모씨는 다행히 증거 불충분으로 소가 취하됐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플리 바겐을 하느냐, 재판을 계속 진행하느냐 문제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민법 강화로 집행유예 판결이라도 중범인 경우 추방이 가능한 상황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다행히 공소취하 요청이 받아들여졌고 지켜보던 가족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만 하마터면 범죄자의 오명을 쓸 뻔한 아슬아슬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유죄를 인정하면 징역형만은 면하게 해주겠다는 검찰의 방침이 드러난 만큼 플리 바겐을 요청하는 한인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