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청소년 재소자 학력경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한인 스펜서(17·왼쪽)군이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옆은 코치 릭 스터틀리.
“실수 반성하며 뒤늦게 배움에 빠져”
“수감생활을 하면서 성숙해졌어요. 출소하면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릴 거예요”
순간의 실수로 사회로부터 격리된 한인 청소년이 23일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에서 열린 2004년도 ‘LA 카운티 청소년 재소자 학력경시 대회’에서 감옥에서 쌓은 학력을 마음껏 발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관객들로 하여금 청소년 교도소 내 뜨거운 ‘면학열기’를 느끼게 해준 스펜서(17)군. 나쁜 친구와 어울리며 ‘사고’를 친 대가로 지난해 7월부터 밸리 지역에 있는 ‘캠프 홀튼’ 청소년 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해온 스펜서는 유일한 한인이자 팀의 주전멤버로 이날 대회에 출전, 팀이 3등을 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날 대회는 수퍼퀴즈, 토론, 미디어 발표 등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참가 4개 팀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인 토론 부문에서 스펜서는 나이답지 않게 설득력 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발표했다. 토론 주제는 ‘우주탐사가 엄청난 돈을 들일만한 가치가 있느냐’였다.
찬반 중 반대편에서 토론을 한 스펜서는 “텅 빈 우주에 돈을 뿌려대는 것보다 지구상의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기쁨을 가져다 주는 일이 더욱 소중하다고 본다”고 강조해 관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대회 직후 열린 시상식에서 스펜서는 트로피를 받아들고 자기 자신이 대견스럽다는 듯 함박웃음을 지었다.
“감옥에서 고교졸업장도 땄고 가을에 출소하게 돼 가슴이 설레요. 잘못을 교훈 삼아 새 사람이 될 겁니다.” 감옥생활 중 무엇이 가장 힘드냐는 질문에 “재소자 중 한인이 한 명도 없어 외롭다”고 말하는 스펜서는 출소하면 2년제 대학에서 먼저 공부한 후 UC샌디에고에 진학, 훌륭한 사업가가 될 꿈에 부풀어 있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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