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골키퍼 히카르두가 잉글랜드 7번째 키커 대리우스 바셀의 킥을 다이빙하며 막아내고 있다.
승부차기로 또 잉글랜드 울리고
유럽축구 선수권
연장 대혈전끝 2-2
승부차기서 6-5 눌러
베컴‘어이없는 실축’
200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준준결승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혈전끝에 ‘축구종가’ 잉글랜드를 울리고 4강에 선착했다.
24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벌어진 대회 8강전 첫 경기에서 포르투갈은 잉글랜드와 연장전까지 포함, 120분간 숨막히는 혈전을 펼쳤으나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승리, 지난 대회(유로 2000)에 이어 대회 연속으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포르투갈은 오는 30일 준결승에서 스웨덴-네덜란드 승자와 결승티켓을 다툰다. 번번이 큰 대회에서 승부차기로 고배를 마셔온 잉글랜드는 또 다시 찾아 온 승부차기 악몽을 떨치지 못하고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잉글랜드는 유로 96과 1990년 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 98년 월드컵 16강전에선 아르헨티나에 각각 승부차기로 고배를 마셔 탈락하는 등 승부차기와는 지독한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포르투갈을 승리로 이끈 승부차기의 최고스타는 골키퍼 히카르두였다. 6번째 키커까지 양팀 모두 1개씩을 미스, 5-5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진 가운데 히카르두는 잉글랜드 7번째 키커 대리우스 바셀의 킥을 막아낸 뒤 직접 포르투갈의 7번째 키커로 나서 대혈전의 마침표를 찍는 피니시킥을 성공시켰다. 잉글랜드는 첫 키커로 나선 데이빗 베컴이 볼을 크로스바 위로 차버린 뒤 마지막 키커의 슛이 히카르두에 막혀 고통스러운 패전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선취골은 잉글랜드가 뽑았다. 경기 시작 3분만에 상대 수비수의 백헤딩 실수로 페널티지역에 볼이 떨어지자 마이클 오원이 번개같이 몸을 회전시키며 멋진 오른발 슛으로 선취골을 뽑아낸 것. 하지만 전반 27분 이번 대회 4골을 뽑아내 득점랭킹 공동 1위에 올라있는 축구신동 웨인 루니가 심한 발목부상을 입고 바셀과 교체돼 나가면서 잉글랜드의 앞길에 검은 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주포가 빠진 잉글랜드는 수비벽을 튼튼히 쌓고 리드를 지키려는 작전으로 나섰고 후반 중반까지 좀처럼 공격루트를 찾지 못한 포르투갈의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후반 30분 팀의 리더인 루이스 피구를 빼고 에우데르 포스티가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이는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포스티가는 필드에 나선 뒤 8분만에 깨끗한 헤딩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골을 뽑아내며 포르투갈을 살려냈다.
1-1로 전후반을 마친 양팀은 연장에 들어가 전반을 득점없이 마쳤고 포르투갈은 연장 후반 5분 교체멤버 루이 코스타가 22야드 지점에서 통렬한 중거리슛으로 네트를 갈라 첫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한일월드컵과 달리 이번 대회는 골든골이 아닌 실버골 제도가 채택돼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잉글랜드는 5분 뒤 프랭크 람파드가 동점골을 뽑아내 승부는 다시 원위치로 돌아갔다. 결국 양팀은 승부차기로 승부를 가려야 했고 잉글랜드는 믿었던 첫 키커 베컴의 어이없는 실축을 시작으로 다시 한 번 승부차기 악몽을 향해 끌려갔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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