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프랑스에 1-0으로 승리한 후 기뻐하는 주장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그리스가 우승후보 0순위 프랑스를 침몰시키는 파란을 일으키며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4강에 진출했다.

그리스는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조세 알바라데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후반 20분 터진 안겔로스 카리스테아스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디펜딩챔피언 프랑스를 1-0으로 제압하고 사상 처음 준결승에 올랐다.

그리스는 7월2일 새벽 포르투에서 체코-덴마크전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대회 개막전에서 개최국 포르투갈을 격파해 파란을 예고한 그리스가 유럽축구사에 남을 대이변을 낳으며 돌풍을 태풍으로 바꾼 한판이었다.

반면 2002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유럽선수권 2연패로 깨끗이 씻겟다던 ‘레블뢰’ 프랑스는 기적을 연출한 복병 그리스의 덫에 걸려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하다 그대로 무너졌다.

프랑스의 탈락으로 이번 대회에서는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잉글랜드 등 전통의 강호로 분류되는 ‘유럽 빅 5’가 한팀도 4강에 오르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상대 전적에서 1무5패로 절대 열세였던 그리스는 프랑스를 상대로 첫 승리를 낚았고 프랑스는 A매치 21경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프랑스의 예봉을 차단하고 역습을 노리는 오토 레하겔 그리스 감독의 전략이 적중하면서 초반부터 이변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그리스는 전반 14분 데미스 니콜라이디스의 중거리 포로 프랑스 골문을 위협하더니 1분 뒤 문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개막골의 주인공 게오르기오스 카라구니스의 프리킥을 코스타스 카츠소라니스가 프랑스 수비수 빅상테 리자라쥐와 뒤엉키며 발을 갖다댔고 볼은 프랑스 골키퍼 바르테즈와 골 포스트 사이의 골 라인에 걸치며 거의 골문으로 들어갈 뻔 했으나 단 몇 ㎝가 부족해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가슴을 쓸어내린 프랑스는 전반 25분 티에리 앙리가 골 포스트를 오른쪽으로 비껴가는 헤딩 슛을 날리며 공세로 전환했다.

그러나 전반 25분 카츠소라니스의 바운딩 슛과 37분 타키스 파시스의 기습적인 드롭 슛이 민머리 수문장 바르테즈를 혼쭐내며 오히려 그리스가 효과적인 공세를 폈다.

후반 4분 앙리의 가위차기 슛으로 분위기를 탄 프랑스는 리자라쥐의 오버래핑과 앙리의 문전 돌파로 그리스 수비진을 흔들었으나 더 이상 아트사커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한 채 역습 한방에 주저앉았다.

메이저대회 본선에 겨우 3번째 오른 그리스를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4강에 올려놓은 결승골은 카리스테아스의 머리에서 터져나왔다.

독일 베르더 브레멘에서 뛰는 카리스테아스는 후반 20분 주장 테오도로스 자고라키스가 A매치 98회 출전의 노련한 수비수 리자라쥐를 뚫고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자 완벽한 노마크 찬스에서 바르테즈를 꼼짝 못하게 하는 헤딩슛을 골문 오른쪽 상단에 꽂아넣어 승부를 갈랐다.

자크 상티니 프랑스 감독은 루이 사하, 실뱅 빌토로드, 제롬 로탱 등 조커들을 대거 투입해 동점골을 노렸으나 후반 42분 앙리의 결정적인 헤딩슛이 포스트를 스치듯 비껴가 머리를 감싸쥐었다.

프랑스는 주축 미드필더 파트리크 비에라가 빠져 중원의 힘이 약했고 ‘기적의 3분’을 연출했던 지네딘 지단은 전반 44분 경고까지 받으며 좌충우돌했으나 ‘아트사커 마에스트로’다운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종료 휘슬과 함께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었다.

◆26일 전적
△유로2004 준준결승
그리스 1(0-0 1-0)0 프랑스
▲득점= 안겔로스 카리스테아스(후20분.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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