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한국문화원에서 전시회를 갖는 장금정씨
14일 막사발 전시회 갖는 도공 장금정씨
“사람들은 ‘막사발’이라면 자꾸 천한 것으로 여깁니다. ‘막’이란 그런 뜻이 아니라 ‘편안함’을 의미합니다”
14일부터 18일까지 LA 한국문화원(5505 Wilshire Bl.)에서 나라사랑 어머니회(서부지회장 유분자, LA지부장 지희순) 주최로 결식아동 지원기금 마련 ‘하동 새미골 막사발 전시회’에 지난 10년간 준비해 온 작품 702점을 선보이는 여도공 장금정(65)씨는 “500년 전 조선의 작품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자신의 작품을 바라볼 때면 “스스로 반하고 황홀하다”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양손으로 감싸면 푸근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크기의 그릇에 자신의 혼과 자신감이 담겨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장씨가 도공으로서 오늘의 명성을 얻기까지는 쉽지 않은 여정을 걸어야 했다.
국문학을 전공한 장씨가 막사발에 심취해 31년 전 고향인 지리산 자락 하동에 내려갈 때만 해도 살아 숨쉬는 그릇 하나를 제대로 만들기까지 그토록 오랜 세월이 걸릴 줄 몰랐다. 7채의 집을 날리면서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그녀가 마침내 소중히 어루만질 수 있었던 작품을 가슴에 안아보는데 무려 17년이 걸렸다. ‘너무 투박하지도 않고, 너무 얇지도 않으면서 높지 않은 신비’를 작은 공간에 담기까지 수많은 실패를 거듭해야 했다.
흙과 불, 물, 바람의 오묘한 조화 속에 작가의 마음을 불어넣는 것이 어려웠고 커다란 가마 속에도 구워질 그릇들이 앉아야 할 자리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작품은 일본에서도 ‘신비의 찻잔’이라고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대장금’ ‘다모’ ‘상도’ 등 인기 사극의 그릇 소품들도 그녀의 작품들이었다.
10년 단위로 전시회를 연다는 그녀는 이번 LA전시회가 특히 결식아동의 기금마련을 위한 것이어서 더욱 뜻이 깊다. 전시회를 위해 9일 LA에 온 그녀는 “느낌으로 가치를 봐달라”고 그의 막사발을 아끼는 이들에게 주문했다.
나라사랑 어머니회 지희순 LA 지부장은 “어려운 아이들도 돕고, 이민생활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소중한 행사에 많이 찾아달라”고 요망한다. 리셉션은 14일 오전 11시 한국문화원. (323)936-7141.
<글 황성락 기자·사진 이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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