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없습니다”
시카고 사회적응센터로 옮겨
“동포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한일이 없는데도 재판과 교도소 수감중에 물심양면으로 저와 가족을 위해 지원해 주신 시카고와 뉴욕 한인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2002년 10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며 유엔 구내에서 총기를 발사했다가 27개월형을 선고 받고 뉴저지 포트 딕스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스티브 김(사진)씨가 14일 필라델피아에서 그레이하운드 버스편으로 시카고로 귀향했다. 김씨는 오는 9월 18일 형기가 완전히 만료되는 시한까지 구세군이 운영하는 사회적응센터 ‘해프 웨이 하우스(Half Way House)’에 머물며 사회 준비 및 적응 기간을 갖는다.
그리 짧지 않은 기간 자유가 제한되고 사회와 격리된 곳에서 지내야 했던 사람답지 않게 해프 웨이 하우스에서 만난 김씨의 표정은 밝고 건강해 보였다.
“20에서 30만명 가량 되는 북한 난민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살고 있습니다. 유엔이 책임 의식을 갖고 무력을 제외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후회는 없습니다.”
국민과 정부의 이목을 끄는데 꼭 총기 사용이라는 극단 적인 방법 밖에는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고위 관리도 아니고 유력 언론인도 아닌 평범한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총을 쏘는 일밖에 없었다”고 대답했다.
김씨에겐 그러나 수감돼 있는 동안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은 늘 가슴 한구석을 죄어오는 아픔이었다.
“교도소에 있는 동안 아내, 자식들과 가끔 통화를 했습니다. 지금 현재 집안 형편이 말이 아닙니다. 아내는 몸이 아픈데다 의료 보험도 없어요. 제가 돈을 벌지 못했으니까 당연히 사는 것도 엉망이겠지요. 아내가 한번은 ‘왜 자신의 생각만 했지 가족들 생각은 하지 못했느냐’고 물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할말이 없더군요.”
김씨는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동안 장인과 장모도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이 대목에서 기어이 눈물을 흘렸다.
<시카고 지사=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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