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들의 손에 남편을 잃은 정순자씨가 법정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클리블랜드 The Plain Dealer, Gus Chan 기자>
아버지살해 한인대학생, 사건전 누나에게 밝혀
“보험금 타내서 등록금 마련”
친아버지를 자동차로 치어 숨지게 한 스탠포드대 휴학생 대니얼 정(22·물리학 전공)씨가 유산을 노리고 아버지 정용훈(68)씨와 어머니 정순자(61)씨 살해하려는 의도를 사건 발생 1주일 전 이미 가지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사건 당일 정씨는 오렌지 주스를 사러 가려는 자신을 부모가 만류한 것이 원인이 돼 충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19일 담당 검사는 오하이오 쿠야호가카운티 록키 리버 시립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정씨는 친누나에게 부모를 모두 죽이고 생명보험금을 타내 학교 등록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범행은 정씨가 부모에게 가진 증오심이 표출되는 연장선상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웨스트레이크 경찰국의 제임스 제니스 수사관의 법정증언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일요일 오후 10시30분께 정씨는 집 근처 가게에 오렌지 주스를 사러간다며 어머니 정씨가 야근에 타고 갈 자동차 사용을 요구했다가 부모로부터 거절당했다.
격분한 정씨는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어머니 정씨가 자동차에서 내리는 사이 좌석을 타 넘어 운전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운전대를 잡은 정씨는 운전석 문이 열린 상태에서 자동차를 후진시켜 어머니 정씨에게 먼저 부상을 입혔다.
이때 아버지가 자동차 문을 잡으며 진행방향을 가로막자 정씨는 기어를 직진으로 바꾼 뒤 핸들을 왼쪽으로 꺾으며 자동차를 몰았고, 이 와중에 쓰러진 아버지 정씨는 왼쪽 다리와 상체가 자동차에 깔렸다. 아버지 정씨는 이때 입은 부상으로 사망했다.
제니스 수사관은 “범행 후 정씨는 디트로이트로 도주했다가 수배된 사실을 알고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자수했다”고 밝혔다.
정씨의 친누나는 사건 발생 1주일 전 정씨가 부모를 모두 살해한 뒤 보험금 16만6,000달러를 타면 학비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경찰에 자수한 정씨는 아버지 정씨가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 정도만 입은 것으로 알았다며 태어나서 줄곧 정신적, 육체적 학대를 한 아버지를 증오했다고 진술했다. 정씨의 변호사 케빈 캐퍼키는 “정씨는 아버지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태권도 유단자인 아버지에게 잦은 구타를 당했던 정씨는 아버지를 항상 두려워 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아버지와 어머니를 자동차로 친 정씨는 살인, 자동차를 이용한 중폭행 등 3개 혐의를 받고 있다. 200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정씨는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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