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나이스 법정에서 만난 김철회씨가 법정통역사의 매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효섭 기자>
“딱한처지 영어서툰 한인에 도움 준다는 성취감 크죠”
평일엔 법정 출근 주말엔 통역 강의
민사재판도 맡으면 수입 괜찮은편
“검사 측에서 기소한 사항은 …. 이번이 두 번째 위반이기 때문에 검사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 “
지난 27일 오전 8시30분 밴 나이스 수피리어 형사법원 101호 법정 뒤쪽 한 구석.
매춘 업소에서 일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 모씨가 미국인 변호사의 얘기를 듣고 있다. 그리고 바로 옆에는 부드러운 인상의 한인 중년 남성이 변호사의 설명을 한국어로 통역해주고 있다.
UCLA 법정통역사 한국어과정 강사 김철회씨. 김씨는 토요일이면 UCLA에서 법정 통역 강의를 하고 평일에는 법정에 출근한다. 법원에서 할당해주는 형사 재판 통역을 위해서다.
김씨가 통역과 인연을 맺은 건 불과 8년 전 일. 대형 통신 회사 매니저로 일하던 김 씨는 UCLA 익스텐션에서 한국어 통역사 과정을 개설한다는 신문 기사에 호기심 반으로 응시했다.
입학 후 1년의 수업 과정을 마친 뒤 캘리포니아 법정통역사 시험에 응시해 합격했고 7년이 지난 지금은 LA카운티에 있는 50여 상급법원과 미국 대형 법률 회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있을 때 찾게 되는 일류 법정통역사로 성장했다.
“통역 일을 즐깁니다. 통역사는 영어가 서툰 이들이 법정에 설 때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도와준다는 성취감이 다른 직업에서 줄 수 없는 만족감을 줍니다.”
법정통역사의 수입도 짭짤하다.
김 씨는 “법원에서 할당해주는 형사법정 통역만 해도 1년에 5∼6만 달러는 벌 수 있다”고 말한다. 거기다 로펌이나 변호사를 통해 민사 통역을 맡게 되면 수입은 훨씬 높아진다. 실력을 인정받는 일급 통역사들은 하루 1,200달러 이상 받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인 관련 형사 케이스가 줄고 있고 한국어 법정 통역사의 수도 꽤 늘어나 옛날처럼 자격증만 따면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는 게 김씨의 설명.
김 씨는 “최근 일부 사설 학원에서 통역사가 되기 쉬운 것처럼, 또 시험에 합격하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데 과장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법정통역사 되려면
주 정부 연 2회실시... 실기 어려워
주정부가 연 2회 법정통역사 시험을 실시한다. 한국어 통역 시험에는 보통 100여명의 응시자가 몰리지만 합격자는 2∼3명. 실기 시험이 특히 까다롭다.
시험 준비는 사설 영어학원이나 7년전부터 시작된 UCLA 익스텐션 한국어 통역사 과정에서 할 수 있다. UCLA는 숙제가 많은 것이 다른 직업을 유지하면서 준비할 수 있다. 현재 9월 과정 입학생 25명을 모집하고 있는데 평균 100명 정도가 응시한다. (310)794-5671/www.uclaextension.org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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