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 인근 한인업주, 정신질환 두 고객에 고발당해
부인,“절도 들키자 앙갚음”주장…한인사회 돕기운동
백인 동네에서 그로서리를 8년째 성실하게 운영해온 60대 한인업주가 두 명의 정신장애자 고객들로부터 엉뚱하게 성 추행범으로 몰려 구속되자 한인교계가 그를 도울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주민이 2천여명에 불과한 밴쿠버(워싱턴주) 북쪽의 리지필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동혁씨(60)는 2주 전 가게 인근의 장애자 보호 시설에서 온 두 여성 고객에 의해 성 추행범으로 고발돼 경찰에 체포됐다.
이씨는 클라크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보석금 1만달러를 내고 닷새만인 지난 16일 풀려났으나 법원 명령에 따라 당분간은 가게에 나갈 수 없어 부인 이흥숙씨가 거의 2주 째 혼자서 가게 일을 전담하고 있다.
경찰은 신고인들이 각각 60세와 45세의 정신장애자임을 감안, 주 당국에 자문을 구한 결과 이들의 정신연령이 소아 수준이어서 허위 신고나 거짓말을 할 능력이 없다는 답변을 받고 이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인 이씨는 남편의 성추행 운운은 말도 안 된다며 억울함을 호소, 밴쿠버 한인회(회장 임만식)와 안무실씨 등 한인사회 인사들이 이씨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일 본보 기자와 만난 이씨 부인은 사건 당일 오전 9시반경 문제의 손님들이 가게에 들어와 담배 다섯 갑을 사고 20달러를 내며 10달러를 거슬러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계산대로 담배 3갑에 잔돈 6달러를 거슬러주자 이들은 화를 버럭 내며 폭언을 퍼붓고 나갔는 데 그 후 이 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이씨는 말했다.
이씨 부인은 두 신고인이 평소 가게에서 껌이나 캔디 등을 훔치다 적발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며 앙심을 품고 남편을 무고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특히, 사건 발생 당시 자신이 계산대에서 이들 손님을 상대했으며 남편은 가게 안쪽에서 물품을 정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추행 운운은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이씨 가게 건너편에서 철물점을 12년째 운영하고 있는 스캇 휴즈씨는 이씨 부부가 종업원도 없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는 성실한 한국인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지필드 경찰서의 랜디 오스트랜더 경사는 일단 불평신고가 접수돼 용의자인 이씨를 체포해 검찰에 이첩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씨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자기에게도 충격적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1998년과 2002년에도 가게 물건을 훔치는 소녀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성적 접촉을 한 혐의로 기소됐었으나 증거 불충분과 신고인들의 절도행위가 입증돼 무혐의 처리됐었다고 부인 이씨는 덧 붙였다.
한편, 부인 이씨는 20일 오후 모 언론사와 전화 인터뷰 도중 격앙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졸도했다. 응급 구조대가 들이닥치는 등 한때 가게 안이 아수라장을 이뤘으나 이씨는 곧 의식을 회복했다.
<오리건 지국 최준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