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증가하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요구되는 가운데 지난 14일 메릴랜드 자택에서 자살한 채영창(64)씨가 우울증에 시달렸던 것으로 밝혀져 자살로 이어진 우울증의 심각성이 새삼 대두되고 있다. 우울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소중한 목숨을 끊어 주위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있는 채씨의 죽음을 계기로 한인사회 정신질환 문제를 짚어본다.
상담 전문가와 카운슬러, 정신과 의사들은 한인 사회의 확장과 함께 ‘이민’이라는 독특한 환경에서 배가되는 스트레스로 정신질환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때문에 이번 채씨 경우처럼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극단적인 비극으로 표출될 가능성은 언제나 잠재돼 있다는 것.
워싱턴 가정상담소와 한인봉사센터에서는 한 달에 2~3건씩우울증과 자살 충동 등 정신건강 상담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정상담소 조은옥 소장은 “이민 생활의 어려움에서 오는 우울증 상담이 해마다 증가 추세”라며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은 한인 정서상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소장은 “이민사회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있다”며 “스트레스는 정신과 신체 모두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와 상담, 그 원인을 치료해야 우울증으로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본인과 가족 모두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인우울증 상담 갈수록 늘어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버려야
한인봉사센터 정신건강 카운슬러인 이태인씨는 “우울증이 심각한 환자는 강한 자살 충동을 느끼게 되며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자해를 시도하거나 심한 경우 상대방을 위해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한다”며 “많은 한인들이 정신 질환자를 미친 사람 취급하기 때문에 밖으로 드러내기를 꺼려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고 밝혔다.
이는 마음이 조금만 불안해도 가까운 상담소나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치료를 받는 미국인들의 정서와 너무도 상반된다는 것.
김경열 박사(한미가정문제 상담치료센터)는 “갑자기 불면증과 식욕부진, 성격이 침울해지면서 죽고싶다는 말을 자주 하면 자살에 대한 예비 사인이므로 상담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며 “가장 가까운 가족들의 이해와 관심만이 우울증에 의한 자살과 같은 비극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미주 한인사회에서의 우울증에 의한 자살은 이번 채씨의 외에도 LA지역 박순례 할머니의 투신, 나해진양의 자동차 투신자살, 뉴욕의 아파트 27층 옥상에서 투신한 김모씨, MIT 대학생 대니얼 문(20)군의 자살 등 수십 건에 이른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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