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핵심기술 대만 빼돌린 정현섭씨 송환 재판
삼성전자와 LG반도체의 반도체 기술을 대만의 경쟁업체에 유출시킨 혐의로 기소돼 한국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이 발부된 40대 한인이 6년간의 미국 도피생활 끝에 미 사법당국에 체포됐다.
연방검찰은 샌타모니카에서 우편함 업소를 운영해온 전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직원 정형섭(42·사이프러스)씨가 6일 변호사와 함께 LA 연방지법에 자진출두, 오는 8일부터 한국으로 송환절차를 밟게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검찰 고발장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93년 12월 삼성전자에서 퇴사한 뒤 주식회 사‘KSTC’(Korean Semiconductor Technology) 이사로 근무하던 중 전직 삼성연구원들로 구성된 KSTC 직원들과 공모해 삼성전자와 LG반도체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이들로부터 840여건에 달하는 반도체 기술관련 정보들을 빼돌려 대만 반도체업체 ‘NTC’에 넘긴 혐의다.
수사당국은 기술유출로 인해 NTC가 삼성 등이 6년에 걸쳐 개발한 반도체 기술을 단 1년6개월만에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국 검·경찰은 지난 98년 1월30일부터 2월8일까지 KSTC 관계자, 삼성전자 전·현직 연구원 등 28명을 체포해 이중 20명을 첨단기술 절도혐의로 기소했으나 정씨는 98년 1월30일 미국으로 도주했다.
기소된 20명중 19명은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돼 모두 8개월~3년의 실형을 각각 언도받았다.
6일 LA 연방지법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정씨는 변호인을 통해 가족이 모두 미국에 살고 있고 전과기록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했으나 판사는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 정신에 어긋난다”는 검찰측 논리를 받아들여 보석을 불허했다.
정씨를 변호하고 있는 이문규 변호사는 “약 3주전 FBI 수사관이 정씨의 업소에 찾아와 법원에 자진출두할 것을 권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정씨는 빠르면 내주 초 LA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송환될 예정이다.
<구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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