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업스파이 사건
손실 한 때 7억달러 예상되기도
6년간의 미 도피생활 끝에 6일 LA연방법원에 출두한 전 삼성전자 직원 정형섭(42)씨는 지난 98년 한국에서 발생한 반도체 첨단기술 해외유출사건의 당사자 중 한 사람이다.
당시 삼성전자는 정씨등에 의해 64메가D램 3세대 반도체 생산기술이 타이완의 NTC사로 유출됨에 따라 7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측되기도 했다. 드문 대형 산업스파이 사건이었던 것이다.
당시 삼성전자측은 반도체 생산에 소요된 연구개발비 3,500억원에 대한 손해를 입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타이완 기업의 반도체 조기공급과잉과 가격하락에 따른 이익감소로 한국 전체 수출의 12%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의 천문학적 손실이 예상돼 IMF사태의 여파에서 벗어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국 경제 전반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당시 대만으로 유출된 기술은 반도체 설계분야, 반도체 공정분야, 반도체 검사분야 등 전 공정에서 일어났다. 반도체 전체 제조공정의 70% 수준이 한국의 산업전쟁 적대국에게 고스란히 넘어간 것이었다.
한국 기술 유출 이전 대만의 64메가 D램 개발수준은 극히 저조해 양산은 꿈도 꾸지 못했었으나, 금전에 매수된 정씨등 한국 젊은이들 때문에 양산시기를 상당기간 앞당긴 것으로 분석됐었다.
한편 이 반도체 기술 유출사건은 의협심 강한 택시운전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IMF사태로 어수선하던 지난 97년 서울의 택시운전사 최모(43)씨는 자신의 택시 뒷자리에 앉은 30대 남자들이 반도체 기술을 타이완 기업에 팔아 거액을 챙겼다는 이야기를 엿듣고 이들의 명함을 받아둔 뒤 경찰에 신고했다. 한국 사법당국은 이런 제보를 접하고 수사를 진행 산업 스파이 일당을 모두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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