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아이반으로 인한 상처가 한인사회 일각에서도 아물지 못한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4일 허리케인 중심부가 통과한 플로리다 펜사콜라 지역에서는 피해를 입지 않은 한인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휴유증이 컸다. 펜사콜라 일대에 한인 식품을 조달했던 ‘보고식품’은 허리케인이 지난간지 3주가 넘어선 지금까지도 피해 보상을 전혀 받지 못한채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주변 사업장이 모두 아수라장이 된 탓에 보험사들의 업무량이 폭주해 피해신고조차 순서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허리케인의 위력을 전해들은 한인들은 영업장 안전을 단단히 준비하기도 했지만 건물이 주저앉거나 지붕이 날아가고 창문이 모조리 파손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었다. 보고식품 역시 3,000sq 규모의 영업장에 비바람이 몰아닥쳐 물이새고 음식물이 변질되는 피해를 겪었다. 게다가 사고 이후 1주일 동안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 보고식품측은 영업을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벌써 10만달러 가량의 금전적인 피해가 난데다가 불편을 호소하는 손님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쳐 어수선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피해가 컸던 뷰티서플라이업체 ‘뷰티타운’ 역시 6일이 되서야 보험사 직원들의 지시로 가게내부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각종 헤어제품과 의류, 혼수품 등을 다뤘던 이 업체는 30만달러 정도의 피해를 예상하고 있다. 뷰티타운 대표는 피해상황이 크다보니 완전 변상(Total Loss)처리를 받게될 것 같다며 보험처리를 받더라도 가게를 재개장하려면 최소 4개월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택 지붕이 내려앉아 임시 거처에서 기거하고 있는 문인숙씨는 다행히 폭풍이 불던 날 저녁 인근 친구집에 피신해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다며 피마(FEMA) 등 국가단체의 구제 활동이 있긴 하지만 의사소통이 수월치 않은 한인들은 아무래도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한인들에 따르면 영업장 보험을 충분히 들지 않았거나 주택보험이 있더라도 ‘wind coverage’를 제외한 화재보험만을 신청한 한인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서북부플로리다 한인회장을 지낸 최켈리씨는 지금은 많이 회복된 상황이지만 피해직후 아는 사람도 없고 연락할 방법이 없어 애를 많이들 태웠다며 당시 라면과 휴대용 개스를 싣고 밤새 운전해온 마이애미 평통협의회(회장 김풍진) 등의 도움으로 급한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황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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