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태 병장이 보냈던 편지
“지금 당장 독일로 달려가고 싶지만…”
아버지 서정이 목사 “자랑스런 아들” 눈물 글썽
아버지 서정이 목사와 어머니 김문자씨가 아들 사진을 들고 얘기하고 있다.
“지금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더 이상은 자세하게 묻지 마세요…당장 독일로 달려가고 싶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그것마저도 잘 안되네요.”
지난 콜럼버스 연휴기간 중 아들 서의태 병장의 부상 소식을 접한 서정이 LA반석교회 목사는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상처받은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그이지만 아들 생각을 하면 눈물부터 글썽인다.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장을 지낸 서 목사는 지난 1967∼69년까지 월남전에서 특수부대원으로 참전했다. 그랬기에 전장의 위험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 병장이 파견 직전 “미국 시민으로서 국방 의무를 다 하겠다. 아버지가 선택한 길을 따라 가겠다”는 출사표를 던졌기에 걱정보다는 늦둥이 아들이 자랑스러웠다. 지난해 11월 서 병장이 일시 귀국해 한미연합선교연합회가 마련한 환영회에 참석했을 때는 유난히 아들 자랑을 많이 했었다.
서 목사뿐 아니라 서 병장과 그의 한글 편지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안타까워하기는 마찬가지다. 서 병장은 이라크 전 발발 직전인 2003년 2월 28일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내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었다.
서 병장은 당시 편지에서 서툰 한글 실력으로 “여기 날씨는 흙에다가 바람, 밤에는 또 왜 이렇게 추운지? 하루에 4∼5시간만 자고 일어나자마자 훈련, 좀 피곤해도 이게 해병대니까”라며 현지의 열악한 상황을 전했다. 서 병장은 이어 “육군들이 땅을 파 기다리고 있고, 탱크도 땅을 파 기다리고 있고 밤에는 헬리콥터 제트 삥삥 돌고”라며 전쟁 발발 직전의 긴박한 상황도 전했다.
서 병장은 하지만 “다들 다 지네고 있지요? 너무 걱정하지 말고 하나님한테만 맡기면 돼요…물론 기도하고 있어요”라며 가족들을 안심시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서 병장을 만난 적이 있는 회사원 김모씨(36)는 “당시 기사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며 “참 괜찮은 청년이었는데 꼭 완쾌되기를 빈다”고 말했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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