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기씨가 불우 이웃을 돕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 전이다.
76년 도미, 노폭과 시카고에서 살았던 2년을 빼고 워싱턴 DC에 세탁소를 오픈하면서 봉사도 시작됐으니 20년이 훨씬 넘었다.
의류를 다루는 업종인 만큼 손님들이 찾아가지 않는 옷가지들을 모아 미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일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봉사라 생각하고 철마다 옷가지들을 모았다.
김씨는 “기부해 버린 옷을 돌려달라고 항의하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며 “이런 옷들을 중고시장에 파는 사람도 있지만 법적, 윤리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눠주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렇게 좋은 일을 하면 손님들의 인식도 달라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그러다가 한인이 운영하는 선교단체가 DC 한복판에 생겨나면서 김씨의 봉사 영역도 커졌다.
본인 업소의 옷뿐만 아니라 워싱턴한인연합세탁협회 회원들의 도네이션을 받기 시작했다. 연락만 주면 직접 찾아가서 옷을 받아왔다.
협회 이사이기도 한 김씨는 그러나 “협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옷을 모으면 더 효과적이었을 텐데 그렇게 하질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주위의 가난한 사람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김씨의 마음은 가족들에게도 전염됐다.
우선 아들 재민(레이크 브래덕고 11학년)이를 도시 빈민선교 현장으로 데려갔다.
“아들이 ‘이런 곳도 있구나’하고 놀라는 눈치”더라는 김씨는 재민이가 사회봉사의 기쁨과 보람을 일찍부터 배울 수 있었던 것이 기특하다. 아내가 하는 일은 손님 주머니에서 떨어지는 동전들을 모으는 일이다.
페니, 니켈, 다임... 무시하기 쉬운 작은 돈이지만 6개월이나 1년씩 통에 모으다 보면 700-800달러의 큰 액수가 된다.
이 돈은 성정바오로천주교회에서 운영하는 남미선교회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김씨는 “가난한 나라에서는 한 끼 식사비가 10센트 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면 페니 하나가 참 소중한 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북버지니아 버크에서 ‘스노우 화이트 클리닝’을 운영하고 있는 김씨는 “환경문제 때문에 세탁소에 리스를 주지 않으려는 건물주가 많아 걱정된다”며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 봉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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