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도 피살 권순구씨 추모예배...지역주민 등 참석
‘모범적인 직장인, 항상 친절하고 마음씨 좋은 아저씨, 사람이 너무 좋아 본받고 싶은 사람...’
13일 오전 알렉산드리아의 디메인 장의사에서 열린 고 권순구(60)씨의 추모예배에 참석한 120여명의 직장동료와 단골손님, 이웃과 경찰관 등이 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며 전한 말들이다.
지난 6일 새벽 14세 소년 강도에 의해 목숨을 잃은 권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과는 십수년 연락이 두절됐고 달리 친한 친구도 없었던 알려졌었다. 그러나 이날 예배에 참석한 추모객들은 바로 자신들이 그의 가족이자 친구라고 자처했다.
권씨의 삶의 중심은 세븐 일레븐 편의점. 74년에 도미해서 다음해 첫 직장으로 시작한 세븐 일레븐에서 총 29년간 근무했다. 순직했던 마운트 버논 가게에서만 20년간 몸을 담았다. 그래서 추모예배도 세븐 일레븐측에서 마련했다.
그의 동료들과 직장 상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처럼 책임감이 투철한 사람이 없었다. 밤일만 맡아하면서 하루도 결근하지 않았고 차가 망가지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단골손님 가운데 권씨를 20-25년 알고 지낸 이들도 있었다. 어떤 손님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또 다른 손님은 항상 친절한 권씨가 좋아 단골손님이 됐다고 한다.
지난 1년간 알고 지냈다는 켄 로우 경찰관(마운트 버논 디스트릭)은 “항상 친절하고 따뜻한 커피를 제공하던 권씨가 비명에 간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당시 현장에서 그를 지킬 수 없었던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추모예배에는 여섯명이나 경찰관이 참석, 눈시울을 붉혔다.
예배를 인도한 양성연 목사(안디옥침례교회)는 “인생의 성공 여부를 이웃에 대한 봉사와 사랑으로 잰다면 고인 권씨는 진정 성공한 사람”이라며 “그는 내년에 은퇴하기로 했지만 하나님이 일년 앞서 하늘나라로 일찍 은퇴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예배에 김영근 한인연합회장과 함께 참석한 최병구 총영사에 따르면 경기도 부천에 있는 권씨의 유가족과는 추모예배 직전에야 연락이 닿았다.
권씨의 장례식은 유가족이 미국에 온 뒤에야 열릴 예정이다.
<권영남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