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 김 <주부>
이 길을 따라가면 어떤 길이 나오며 어디로 가게 될까?
과연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말처럼 지구는 둥근 것일까? 그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계속 계속 걸어가다 보면 지금의 내가 서있는 이 자리로 돌아 올까? 아니면 지구는 예전 사람들의 생각대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낭떠러지가 있어 밑으로 밑으로 하염없이 추락하게 될까?
무지개는 진짜로 반대편의 작은 항아리에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곳에서 작은 난쟁이들이 금을 캐고 있을까? 그렇다면 그 항아리를 찾아보고 싶다.
달에서는 진짜로 토끼가 절구를 찢고 있을까? 있다면 토끼의 나이는 몇 살일까? 남자토끼 일까, 여자토끼 일까?
산타 할아버지는 북극에서 여름이면 열심히 착한 어린이들을 위해 선물을 만들고 크리스마스에 각각 아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주려 크리스마스 이브에 루돌프 사슴과 하늘을 날아서 굴뚝을 통해 선물을 놓고 가는 것 일까?
때때로 엄마에게 뜬 구름 없이 이런 질문을 하면 엄만 빙그레 웃으시며 아무 말 없이 그저 날 바라보고 계셨다. 그럴 때 마다 난 밖으로 나가서 내가 직접 확인을 해야 한다 라는 단호한 결심을 했다. 어느 날엔 가는 아침부터 밤까지 무작정 동네를 걷다가 쉬었다 가를 반복하며 아 지구는 정말 넓기도 하지! 하며 포기하고 밤늦게 집에 들어와 식구들에게 걱정을 끼치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의 빛나는 모험담을 주야로 읽은 적도 있었다. 그토록 많은 호기심과 의욕, 용기가 어디에서 생겼을까?
지금 생각을 해 보면 부럽고 다시 돌아 가고프기까지 하다.
그러나 어느 날 인가부터 예전의 그런 마음들이 내 안에서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모든 것을 사실에 근거하게 되고 현실에 맞게 해석하려 하고 이론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것은 믿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또한 새로운 것을 시작하려고 하면 무서운 마음이 먼저 들기도 하고 심지어는 시도를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때때로 새로움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저 남들의 이야기처럼 스쳐 듣고 그 얘기에 감탄하는 것이 아니라 참 애쓰고 고생한다. 라는 생각이 앞선다. 그저 내가 만들어 논 나만의 울타리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려 하지 않고 그 편한 상태에서 나를 안주하고 나의 생각의 틀을 고정 시킨다. 이것이 삶의 지혜라고 생각하기도 하면서...... 어쩔 땐 나와는 다른 생활을 인정 하려 하지도 않는다.
그때 엄마도 지금의 나와 같은 생각과 현실적인 타협으로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셨을까? 생활이 바쁘고, 현실에 안주하고 낭만도 사라지고.. 오늘 문득 봄기운이 완연한 길을 걸으며 이 길은 어디로 갈까? 라는 생각을 다시 하고 싶어 졌다.
그 옛날 작은 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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