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생활을 70평생 해왔지만 같은 교회 내에 나를 아는 사람도 적고 나도 많은 사람을 알지 못한다. 극히 소극적이며 조용한 신자노릇을 한 것은 순전히 내 의도적인 믿음의 방식 때문이다. 말을 많이 하지 않기 위함이다.
그러나 토랜스 장로교회의 분란이 이미 한인사회에 알려지고 교회를 위해서 염려해 주는 다른 교회 교우들과 우리 교인들을 위해서 한번 냉철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문제의 발단은 담임목사가 이전에 시무하던 교회의 내분의 중심에 서서 고소를 당한 채 우리 교회에 오신 것이다. 미국 장로교 규례상 그 분은 지금까지도 먼저 지역 노회에 속한다. 미국 장로교 교단 산하의 목사라면 장로교법을 지켰어야 옳다. 그러면 이렇게 분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 이다.
교인들 중 20여명이 “목사님의 이명증이 왜 안 오는가”라는 질의서를 당회에 제출하자 일부 교인들이 그 분들의 실명을 마치 왕조시대 때 죄수이름 방 붙이듯 교회 벽마다 붙이고 한미노회를 비방하는 글을 붙이기도 하며 교인들을 오도하였다.
조용한 교인들은 누가 목사 반대파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그들은 조용했다. 지난달 17일 예배 광고시간에 장로는 한미노회를 탈퇴한다고 했다. 이후 공청회에서 장로교단을 탈퇴하기 위해 변호사 세 분을 선임해서 이미 1만달러의 계약금을 냈고 법정 문제는 교회 돈으로 충당한다고 했다.
나는 언권을 얻어 “20년이 넘게 잘 지내온 노회…” 하는데 사회자가 마이크 끄라고 소리치자 마이크가 꺼졌다. 언성을 높인 것도 아니고 언권을 얻어 말하는데 마이크는 왜 꺼야 하는가. 마이크 없이 “교단에서 탈퇴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하고 물러 나오며 나는 가슴으로 울었다. 공청회가 아니라 반대편을 몰아붙이는 청문회 였다.
교회 연보 속에는 나 같은 과부의 돈도 있고 나보다 연세 많으신 분의 헌금도 들어 있다. 교인들이 낸 돈은 하나님 사업에 써야지 변호사 비용에 쓸 일은 아니다. 24일 3부 예배 후 교단 탈퇴 찬반을 묻는 공동의회에서는 투표용지에 Yes와 No난이 없이 교단 탈퇴를 찬성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었다. 공청회에도 공동의회에도 공포 분위기를 일으키는 덩치 큰 ‘가드’는 왜 불렀을까.
아무리 중도에 서 있고 싶어도 막무가내로 치닫는 쪽에 손을 들어줄 수가 없다.
정옥희
토랜스 장로교회 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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