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알 파예드는 영국 왕실이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사람이다. 그는 런던 해롯즈 백화점의 회장이자 다이애나의 시아버지가 될 뻔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의 아들 도디는 다이애나와 함께 파리에서 차 사고로 숨졌다. 영국 왕실이 알 파예드를 미워하는 이유는 그가 사사건건 윈저가를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8일 찰스 왕자가 카밀라 보울즈 파커와 결혼했을 때는 “찰스의 결혼은 불법이다. 그는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가 왕위에 올라 영국 국민의 정신적 지주가 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억만장자인 알 파예드는 독설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다. 다이애나의 차 사고는 영국 첩보부의 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한 캠페인을 줄기차게 펼치고 있다. 그는 사고 당일 다이애나와 도디가 타고 있던 벤츠에 바짝 다가붙은 모터사이클과 흰색 승용차(우노 피아트)의 정체를 알려주는 사람에게 200만달러를 주겠다고 광고를 낼 정도다. 이 두 차량이 파파라치를 가장하여 다이애나가 탄 벤츠를 터널 속으로 몰아넣은 다음 레이저 총을 쏴 운전사의 눈을 잠시 마비시켜 벽에 부딪치게 했다는 이론을 펴고 있다.
다이애나의 타살설은 그럴 듯하다. 무엇보다 영국인 대다수가 그렇게 믿고 있으며 데일리 익스프레스지가 5,000명의 영국인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85%가 “다이애나 사건은 타살일 가능성이 있다”고 대답했을 정도다. 왜 타살이라고 생각하는가.
첫째, 사고의 원인이 운전기사 헨리 폴의 만취 때문인 것으로 되어 있으나 폴은 머세데스 드라이빙 스쿨을 졸업한 프로 운전기사이고 파리 리츠호텔의 시큐리티 책임자인데 만취 상태에서 VIP인 다이애나의 차를 몰았을 리가 없었다는 것. 둘째, 운전기사 헨리 폴이 영국 첩보부와 미국 CIA, 이스라엘 정보기관에서 돈을 받고 활동하고 있었다는 것. 셋째, 다이애나의 차에 근접한 의문의 모터사이클과 흰색 우노 피아트 승용차가 있었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이 두 자동차는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그렇다면 정보기관은 왜 다이애나를 죽이려고 했을까. 다이애나가 이슬람 신자인 도디와 재혼하는 것에 대해 영국 왕실이 극도의 혐오감을 갖고 있던 때문으로 일부 신문들이 보도하고 있다. 다이애나가 낳은 윌리엄 왕자가 왕위에 오를 경우 이집트인이며 모슬렘인 도디가 영국 왕의 의붓아버지가 된다. 이는 왕실로서는 참을 수 없는 수치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 필립공은 이 문제를 놓고 이야기하다 흥분한 끝에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으며 이같은 사실을 일간지 ‘더 선’이 1면 톱뉴스로 편집해 놓고 인쇄에 들어가려던 순간 다이애나의 파리 참사 소식이 들어와 1면 톱이 바뀌었다고 한다.
따라서 영국 첩보부인 MI5가 영국 왕실의 존폐위험과 국가의 안보차원에서 장애물을 제거한 것이 다이애나의 위장된 차 사고라는 것이다. 이같은 이론을 기자회견을 통해 줄기차게 퍼뜨리고 있는 사람이 바로 해롯즈 백화점 회장 모하메드 알 파예드다. 적자투성이던 머도크계 신문 ‘더 선’은 지난 15년간 다이애나의 이혼과 죽음에 관한 선동적인 보도로 영국 최대 부수의 흑자신문으로 올라섰다.
문제는 알 파예드와 머도크 두 사람이 영국 시민이 아닌 외국인이라는 사실이다. 미국 같으면 두 사람이 벌써 케네디처럼 암살되었을지도 모른다. 영국 민주주의와 미국 민주주의의 차이는 알 파예드와 머도크가 웅변해 준다. 영국에서 다이애나 타살설은 앞으로도 심심하면 터져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알 파예드는 자신의 해롯즈 백화점 선전(백화점 안에 다이애나 메모리얼이 만들어져 있다)을 위해, 머도크는 자신의 신문 부수 확장을 위해 다이애나의 죽음을 의문사로 몰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 사>
chul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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