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나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민들레가 있다. 유난히 밝은 노란색의 꽃을 보면 꺾어 동생 머리에 꽃아 주던 옛날 생각이 나고, 꽃이 지고 나서 맺는 하얀 솜뭉치의 대궁을 보면 꺾어 낙하산이 달린 씨를 공중에 한번 ‘훅’ 불어보고 싶은 동심의 유혹이 생긴다.
근자에 들어 우리 집에도 간혹 민들레 잎이 식탁에 올라 상추와 같이 쌈을 싸먹기도 하고 나물을 해서 먹기도 하는데 쌉드근한 맛이 제법 입맛을 돋우어준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사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민간요법의 중요한 약제로 이 흔한 민들레를 사용하여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좋은 민들레가 잡초로 분류되어 많은 사람들의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부에 살 때 우리 집은 사방 둘러가며 잔디밭이었다. 거의 1 에이커에 달하는 잔디밭 풀 깎는 일도 예사 일이 아니었는데 언제나 잔디를 관리하다 보면 이 민들레가 눈에 가시처럼 보기 싫다.
민들레를 바로 제거하지 못하면 잔디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어느새 민들레가 퍼져 이웃 사람들 보기에 민망한 잔디로 변하고 만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열심히 민들레를 뽑는데 뿌리가 워낙 깊고 드세어서 뽑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그런데 옆 집 잔디는 언제 보아도 잘 자라 보기 좋을 뿐더러 신기하게도 잡초가 없다. 자극을 받아 열심히 잡초를 뽑아보지만 그 집 잔디처럼 되지 않는다. 그래서 하루는 용기를 내어 도움을 청했다. 어떻게 그렇게 잔디가 아름다우며 잡초가 없는지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거름을 주라고 간단히 일러준다. 잡초를 죽이는 제초제를 쓰라는 말을 기대했었는데 뜻밖의 말을 듣고 나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여전히 민들레 뽑는 일을 열심히 했다. 그러나 결과는 언제나 같았고 옆집 잔디와 비교하면 항상 불만이었다.
나는 왜 옆집 사람이 그런 말을 했는지 그 당시에는 몰랐었는데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다. 잔디가 건강하게 잘 자라면 잡초는 자연히 자라지 못하게 되어 약해지거나 죽게 되고 아름다운 잔디만 무성해져서 보기에 좋은 정원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 어떤 사람은 급한 성격에 모험심이 강하면서 동기부여가 잘되는 사람, 어떤 사람은 꼼꼼하면서도 지시를 잘 따르는 사람, 어떤 사람들은 조직력과 지도력이 탁월한 사람, 또 어떤 사람은 사교적이고 낙천적인 기질 등의 여러가지 성향을 갖고 태어난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면과 함께 각 사람은 비겁하거나 소심한 성격, 쉽게 포기하거나 비사교적인 사람, 조급하거나 반대로 게으른 사람 등의 여러 가지 다른 단면들을 갖고 있다. 누구나 좋은 기질과 나쁜 기질을 동시에 갖고 태어나며 이러한 것들은 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별로 변하지 않는 것을 본다.
자주 우리는 주변 사람들이 나와 똑 같기를 기대하거나 내가 좋아하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 되기를 기대하며 애를 많이 쓴다. 그러다 안되면 싫어하거나 화를 내게 되고 결국 헤어지기도 한다.
우리는 처음부터 상대방의 성질을 고치려 들지 말아야 한다. 그 사이가 부부간이건 친구 사이던 똑같이 적용된다. 그러한 노력을 하면 할수록 실망이 커지기 마련이며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자기 자신이나 남에게 거슬리는 부정적인 성향을 뿌리째 없애버리려 드는 대신에 각자가 갖고 태어난 긍정적인 기질들을 계속 개발해나가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완전한 그리고 좋은 기질만 갖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매일 자타가 인정하는 좋은 기질들 위에 거름을 주고 물을 주어 바람직한 성질이 잘 개발되면 그것으로 인해 그 사람은 좋은 성격이 인격으로 나타나게 되고 부정적인 기질들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드러나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김 평웅 웨스턴양로보건센터 디렉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