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부시대통령이 백악관 회의에서 탈북자 출신으로 조선일보 기자가 된 강철환씨의 ‘평양의 수족관:북한 강제수용소에서 보낸 10년’(Aquariums of Pyongyang:Ten Years In The North Korean Gulag)이라는 책을 읽고 있음을 언급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 소식은 평소 잘 알고 지내던 한 통신사 기자를 통해 5월초 영문기사가 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한동안은 그 기자도, 필자도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지냈다.
며칠 전 타임지와 뉴욕타임스에서 거의 동시에 연락이 왔다. 여러 이야기 끝에 부시 대통령이 ‘평양의 수족관’을 읽었으며 그 책을 통해 김정일이 폭군이라는 판단을 더욱 굳히게 되었으나 개인적 신념과 복잡한 국제정치 사이에서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음을 내용으로 하는 기사가 두 언론사마다 별도로 기획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부시 대통령은 강철환씨의 책을 통해 하나님이 자신에게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해방시키라는 사명을 친히 내리신 것으로 여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거룩한 사업에 이 몸도 뛰어들어 한몫 거들고 싶다는 욕망이 거의 본능적으로 솟구쳐 올랐다.
한 사람의 작은 손놀림이 큰 일을 이루어낸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인가 보다. 작은 불씨 하나가 들불이 되어 온 천하를 뒤덮고, 나비 한 마리의 퍼덕임이 큰 전쟁으로 이어진다 했던가. 공산치하에서 억울하게 영어의 몸이 되었던 두 피난민의 체험담이 수십년 후 책 속에 담겨 미국 대통령의 침대 옆에 놓이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으랴.
구 소련에서 양심수로 9년 간 복역했던 네이단 샤란스키의 ‘민주주의의 승리:폭정과 공포를 극복한 자유의 힘’(The Case for Democracy:The Power of Freedom to Overcome Tyranny and Terror)은 부시 대통령의 손에서 그의 심장으로, 그리고 올해 초 그가 미 의회에서 행한 국정연설 속으로 도약하면서 수천만의 억압받는 민중에게 희망을 주게 되었다. 그 책은 또 몇 달 후 미 의회에 상정된 ‘민주주의 증진법안’의 기초가 되었다.
이제 함경남도 요덕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강철환 씨의 경험담 또한 북한이라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2,000만 주민들에게 참된 ‘햇볕’으로 쪼여질 날이 곧 올 것이다. 나아가 이 빛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자본주의적 공산주의’라는 기형아의 발 밑에서 신음하고 있는 13억 중국인민들에게 옮겨 붙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더글라스 신
재미 북한민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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