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단골 손님 한사람이 오더니 “코리안이냐”고 새삼 묻는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랑 나랑 안지가 몇 년인데 아직 그것도 몰랐느냐며 정색을 했다.
그랬더니 느닷없이 한, 중, 일, 중에 어느 나라 여자가 제일 예쁘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약간 장난기가 발동하여 두 손가락으로 두 눈 꼬리를 약간 치켜올리며 이렇게 약간 올라간 것은 일본, 또 반대로 이렇게 쭉 내려간 것은 중국, 다음은 정상인 내 얼굴을 예쁘게 웃어 보이며 이것은 한국하며 당연히 나같이 생긴 한국 여자가 아니겠냐며 반문했다.
그랬더니 이 손님 자기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며 맞장구를 치더니 하는 말이 나를 부끄럽게, 화나게 그리고 아연 실색케 한다. 말인즉슨 공항 인근이나 LA에 나가면 많은 마사지 팔러가 있는데 그곳에 중국 여자, 일본 여자는 없고 다 한국 여자뿐이며 다 예쁘고 날씬하고 서비스도 좋단다.
난 그에게 쓸데없는 말하지 말고 당장 나가라며 떠미는 시늉을 하며 “그건 극소수일 뿐이다. 대부분의 한국여자는 정숙하며 남편을 잘 섬기고 자식 잘 챙기는 현모양처다” 하며 열을 올렸다.
그런데 다음 말이 나를 더 부끄럽게 한다. 대부분의 그 여자들은 다 젊고 예쁘며 대학에 다니는 아르바이트생이란다, 나는 더욱 화를 내며 “당신이 어떻게 아느냐”고 그랬더니 그렇게 선전하더란다. 그들 대부분이 고급 옷에 고급 차, 그것도 벤츠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난 그 순간 “이렇게 예쁜 중 일 여자 봤느냐”고 장난친 내 자신을 후회했다. 결국 난 궁색한 말로 “한국 여자가 아닐 수도 있다, 극소수다” 하며 열을 냈지만 마지막으로 그 손님은 “결국 쉽게 벌고 쉽게 쓰는 것 아니냐”며 내 꼭지를 틀어 놓고 간다. 나는 그때서야 왜 그 손님이 가끔 나에게 이상한 농담을 했는지 이해가 간다.
참 기가 막히다. 분하다. 또 부끄럽다. 미국 생활 몇십년에 영어가 서툰 것에 가끔 부끄러움을 느껴 봤지만 한국 여자라는 것을 한번도 부끄럽게 생각 한 적이 없던 나였다.
나는 그때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다면 그 아가씨들을 쫙 세워놓고 이렇게 얘기하고 싶었다. “너희들 왜 그러니 정말! 엄마, 아빠, 오빠, 언니, 동생들 보기 안 부끄러워?” 하고 말이다.
옛날에는 정말로 먹고살기 힘들어서, 도저히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서 팔자려니 하며 화류계 생활을 하던 여자들이 있었다. 그것 때문이라면 이렇게 화가 나지는 않으리라. 비싼 옷에 비싼 차라니 말이 되는가.
Mrs. 리/ 부에나 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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