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는 월마트가 미래 성장의 동력으로 중산층과 부유층까지도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인식아래 새로운 판매전략 수립에 골몰해 있다. 라이벌인 타겟의 급성장에 긴장하고 있다.
북버지니아 페어 레이크스 샤핑센터에 있는 월마트는 손님 걱정을 별로 하지 않는다. 이 지역 주민의 연평균 소득은 8만1,000달러이지만 월마트 매장엔 손님들로 북적댄다. 하지만 손님의 현주소를 뜯어보면 월마트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25마일 떨어진 곳에 사는 로라 스웨링엔은 고양이 음식과 세척제, 바지, 소프트볼 장비 등을 구입하러 월마트로 간다. 애넌데일에 사는 페니 페이튼은 휴지, 치약 등을 사러 간다. 속옷을 사러 가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좀더 신경 써야 할 경우, 월마트 상품으로는 부족하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고 물건의 질이 그저 그렇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US & 월드 리포트가 월마트의 고민을 소개했다.
지난 1년간 주가 15% 하락, 라이벌 타겟은 23% 증가
성장동력 찾기 부심… 싸구려 이미지 탈피 안간힘
일부 고급 브랜드 진열불구 마케팅 효과는 “글쎄”
경쟁업체 연합노조의 ‘안티’ 캠페인도 장애물
저가 제품으로 공략하는 월마트의 전략은 지금까지는 성공했다. 미국 내 3,700개 전세계에 5,350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월마트는 연매출이 2,850억달러에 달한다. 동네 작은 가게들을 쑥밭으로 만들 정도로 가공할 파괴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월마트는 미래의 성장 동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2.9% 성장했다. 라이벌인 타겟은 6.2%를 보였다. 수입은 타겟보다 6배나 많지만 주가는 지난해 3월이래 15% 미끄러졌다. 이 기간에 타겟은 23%나 증가했다. 월마트가 연소득 3만5,000달러 주민을 겨냥한 반면 타겟은 5만달러 주민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다.
이달 초 아칸소 벤토빌에서 열린 주주 총회에서 CEO 리 스캇은 월마트의 어려움을 솔직히 고백했다. 소득이 다소 높은 고객들을 어떻게 잡아끄느냐 하는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얘기였다. 월마트는 그동안 값싼 생활용품을 파는 곳이란 이미지로 각인돼 있는데 이를 극복하고 좀더 비싼 제품들도 구입할 만한 곳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게 절실하다는 현실 인식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바라는 바이기도 하다.
물론 월마트는 저가 제품 일색에서 탈피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좀더 세련된 침대커버도 매장에 등장했다. 하지만 역시 저가 제품이 압도적이고 다소 값나가는 물건은 ‘희귀종’에 불과하다는 게 분석가들의 공동된 판정이다. 또한 타겟은 브랜드 제품을 진열하면서 돋보이게 하고 옷의 경우 디자이너의 이름을 부각시켜 중산층 고객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월마트는 이러한 마케팅에서 실패했다.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의 옷을 들여와 진열해 놓았지만 디자이너에 대해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이 제품을 저가 제품들과 같은 장소에 진열해 돋보이지 않게 했다. 잘 팔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값싼 물건들이 수두룩한 월마트가 ‘고상한 물건’을 선전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월마트는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해 매장 진열을 재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중산층 고객도 싼 물건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판단아래 자연식품들을 저가에 공급해 경쟁업소로부터 손님을 뺏어오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월마트는 안경, 의류, 채소, 타이어, 스포츠 용구 등 만물상을 방불케 하는 이른바 수퍼센터로서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월마트는 현재 1,713개의 수퍼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2,700개를 더 오픈하고 기존의 매장 가운데 1,200개를 수퍼센터로 형태를 전환할 계획이다.
월마트의 밝은 미래에는 또 다른 걸림돌이 있다. 적이 많다는 게 그것이다. 연합식품 및 상업노조와 서비스업 국제노조가 반 월마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월마트가 저임금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동종업체의 임금체계를 교란시키고 있으며 적절한 의료보험 혜택을 주지 않아 결국 주 정부에 재정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캘리포니아 터로크 시의회는 10만스퀘어피트를 초과하는 소매상을 불허하기로 했고 22만6,000스퀘어피트 규모의 매장을 준비하던 월마트는 이에 대해 법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 반 월마트 캠페인은 전국 50개 주를 대상으로 월마트가 직원들에게 의료보험 제공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을 법제화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 2002년 캘리포니아에 40개의 수퍼센터를 오픈할 계획이었으나 정작 4개밖에 열지 못했다. 월마트 측은 단계적으로 수퍼센터를 오픈할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이들 지역이 부유층 밀집지역이라서 녹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유 있는 사람들도 월마트에서 싼 물건을 사고 싶어한다. 그러나 월마트가 집 근처에 있는 것은 바라지 않는 이중성을 보여준다. 월마트 오픈이 간단치 않은 연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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