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군’ 박중훈 역사적 상상력 가미한 퓨전사극…
이순신에 대한 오마쥬같은 작품
박중훈 화보
“이젠 불혹이에요.”
나이 마흔이다. 배우 박중훈은 이젠 세상 일에 갈팡질팡하지 않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임에도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아직 삶에 대한 열정, 연기에 대한 욕심은 식은 거 같지 않아요. 나이가 든다는 건 성숙하다는 의미보다 경험이 풍부해졌다는 거죠.”
‘민족의 영웅’으로 칭송되는 이순신 장군에 관한 상상을 담은 퓨전 사극 ‘천군’(감독 민준기ㆍ제작 싸이더스픽쳐스)의 주인공으로 또다시 관객 앞에 서는 그를 만났다.
박중훈은 이순신 장군이 무과 시험에서 떨어진 후 4년 동안 행적이 묘연했던 역사적 기록을 근거로 상상력을 가미한 영화를 통해, 미래에서 날라온 ‘천군’의 도움 덕분에 영웅으로 탈바꿈하는 ‘반항아’ 이순신 역할을 연기했다. 그는 최근 책과 드라마를 통해 부쩍 관심이 높아진 이순신의 이야기를 펼치면서 오히려 세상을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오랜 연구를 해온 민준기 감독이 연출을 맡은 이번 영화는 이순신 장군에 대한 오마주 같은 작품이다. 일부러 ‘칼의 노래’를 읽지도 않았고, ‘불멸의 이순신’도 몇 차례 밖에 시청하지 않았다. 박중훈은 “이순신 장군을 희화화한 게 아니라 역사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약간 살이 빠진 듯하다. 영화 ‘천군’ 촬영이 힘들었기 때문일까? 박중훈은 “체중은 그대로지만 요즘 일주일에 5일 정도 운동을 열심히 한 덕분에 ‘때깔’이 좋아진 게 아니겠느냐”며 웃음을 터뜨렸다. 단추를 두서너개쯤 풀어제친 웃옷 사이로 슬쩍 비추는 근육은 그의 끊임없는 자신과의 싸움을 엿보게 한다.
박중훈은 할리우드 스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그만의 건강을 지키고 있는 것처럼 자신만의 건강미를 갖기를 원한다.
“20대의 젊음이 부럽지는 않아요. 다만 나이에 맞는 건강을 유지하는 게 배우로선 중요한 일이죠.”
박중훈은 배우로 불리우는 사람은 영화 뿐 아니라 세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영화가 바로 그 시대상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장르라고 믿기 때문이다. 찰리 채플린이 누구나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코미디 배우가 된 이유도 바로 시대를 알고,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박중훈은 매일 아침 신문의 모든 면을 꼼꼼히 훑어보면서 세상을 읽는다.
박중훈은 자신의 삶을 여전히 자전거 바퀴처럼 빠르게 돌리고 있다. 배우이기 이전에 한 여자의 남편, 세 아이의 아버지라는 점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10살, 8살 그리고 4살인 아이들이 학교에서 무슨 발표회가 있는 날이면 만사제쳐놓고 참석하곤 한다. 남은 시간에는 영화를 보고, 책을 보고, 운동을 하느라 쉴 틈이 없다. 그렇게 바쁜 일상이 오래 살아남는 배우로 자신을 단련할 것이라고 믿는다.
박중훈은 요즘 어느 때보다 자신들의 팬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20대 당시 팬들은 열광적이어서 눈에 더욱 많이 띄었을 뿐, 오히려 지금이 더욱 폭넓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고 여긴다. 박중훈은 “이젠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기쁘기보다는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한 번의 승부가 전부인 줄로만 알아오다 요즘은 오랫동안 영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배우 박중훈. 그의 도전은 느리지만 탄탄하다. 그래서 스크린 안의 박중훈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고규대기자 enter@sportshankook.co.kr
/사진=박철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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