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스타] 극과 극 캐릭터 ‘변호사들’
‘돈키호테냐, 파우스트냐.’
두 ‘김씨’의 극과 극 캐릭터 대결이 시작종을 울렸다.
4일 출항의 돛을 올린 MBC 새 월화드라마 ‘변호사들’(극본 정성주 연출 이태곤)에서 김상경과 김성수가 180도 다른 얼굴로 연기의 두가지 빛깔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로펌을 배경으로 사연있는 남녀들의 욕망, 사랑 등을 미스테리 요소를 곁들여 속도감있게 전개하는 이 드라마는 연기파 배우 김상경과 ‘풀하우스’ ‘유리화’ 등을 통해 개성있는 주연급 배우로 떠오른 김성수를 쌍두마차격으로 앞장 세우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한 여자를 사이에 놓고 사랑의 줄다리기를 벌이는 단순한 연적이 아니다. 또 무식한 선악 대결을 전개하지도 않는다. 굳이 구별하면 김상경은 정의의 편에 선 ‘좋은 변호사’에, 김성수는 음모의 세력과 결탁한 ‘나쁜 변호사’에 각각 가깝지만 모두 양면성을 지닌 복합적인 인물로 난이도있는 연기경쟁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상경은 한번 물면 놓지 않는 기질의 돈키호테형 변호사로 튀지 않는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알려줄 참이다. 거액의 비자금 사건을 캐다가 잘린 특수부 검사 출신의 변호사 ‘서정호’가 그의 배역. 부인이 정신과 치료를 받는지도 모른 채 오로지 일에만 몰두하는 그는 잠이 덜 깬 부스스한 행색으로 회의에 나타나는 등 엉뚱한 행동으로 주위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든다.
김상경/ 부스스한 형색에 일에만 몰두…정의 편에서 조용한 카리스마
김성수/ 이해심 넓은 젠틀맨 이제 그만…연인 배신하고 냉혈·독기 일관
전형적인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어 웬만한 연기자는 감을 잡기가 힘들어 보이는 역이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 출연할 당시에도 말투 등에 개성이 선명한 송강호의 배역 보다는 무색무취의 ‘서태윤’역이 더 맘에 들었다는 김상경은 “만들어가고 해석하는 재미가 있어 이번에 서정호 역을 택했다”며 “처음에는 알듯 말 듯 했는데 촬영하면서 서서히 어떤 인물인 지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경이 조용한 카리스마로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김성수는 처음부터 강렬하게 두드러졌다. 김상경과 대척점에 선 ‘윤석기’역을 맡은 그는 1회 초반에는 정혼녀인 여주인공 김주희(정혜영)의 다정한 연인으로 착하고 모범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김주희 부모의 교통사고 조사 과정에서 어떤 집단한테 모종의 제안을 받고 연인을 배신한 채 미국으로 떠나는 그는 5년 뒤 귀국하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냉혹한 변신을 감행했다.
파우스트가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면, 윤석기는 사랑을 판 뒤 야비함과 독기만을 남겨놓은 인물이다.
초반에 전라의 상태로 고문을 당하는 장면 등 TV에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강도높은 표현의 신을 소화한 김성수는 “한없는 이해심을 지닌 터무니없는 ‘젠틀맨’ 역은 이제 사양하고 싶다”며 “비애를 머금은 데다가 왜 그럴 수 밖에 없는 지에 대한 이유도 있는 악역이어서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상경과 김성수는 자기 배역을 상대한테 절대 양보하고 싶지 않다며 자신의 몫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온도가 다른 두 변호사의 얼굴을, 두 ‘김씨’를 통해 감상한다는 것은 이번 드라마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재원기자 miin@sportshankook.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