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추억과 꿈, 그 좌절 등을 다룬 뮤지컬 ‘와이키키 브라더스’LA공연이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승관 기자>
역동적 무대… 감동의 ‘기립박수’
열띤 연기·가창력 속 옛 시절의 꿈과 좌절 절절히
뮤지컬‘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공연 하루만에 타운의 화제다. 11일 월셔이벨 극장에서 막이 오른 ‘와이키키…’는 출연 배우들의 열연과 돋보인 가창력, 역동적인 무대, 누구에게나 그리운 고교 시절의 꿈과 추억, 그 좌절등이 가볍지 않은 흥겨움 속에 녹아들면서 객석의 환호에 묻혔다.
처음에는 우선 ‘와이키키…’라는 이름부터 뜨악했다. 알고 보니 보컬그룹 이름이었지만 한국 뮤지컬에 웬 난데없는 하와이 이름인가. 게다가 이민 연조가 오랜 한인들에게 한국산 뮤지컬은 아무래도 아직 좀 미심쩍은 장르다. ‘7080 음악’이란 것도 최근 몇 년새 늘 듣던 이야기라 그렇게 신선하지 않고-.
그런데 LA 공연 첫 판을 깨놓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땀 범벅이 된 채 열연한 출연진(주연중 한 사람인 서동균은 타계한 코미디언 서영춘씨의 아들이기도 하다)에게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감동 하나를 공짜로 건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 관객도 있었다.
1막은 충주고 보컬그룹과 충주여고 보컬그룹 멤버들의 고교시절, 2막은 성장한 이들의 좌절과 아직도 계속되는 꿈과 사랑이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충주고 멤버들의 음악은 지방 나이트 클럽으로 흘렀고, 여고생 멤버들은 각각 야채장사, 생활설계사, 방송국 MC 등으로 풀렸지만 이들의 모습은 어째 무대 위의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관객이었던 박혜숙(화가)씨는 “우리들의 초상을 본 것 같다”는 소감을 말한다. 바로 우리 인생의 이야기일 수 있는 이 뮤지컬은 흥겹지만 그 속에는 삶의 쓸쓸함과 좌절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것은 현학 대신 춤과 율동이라는 즐거움으로 표현되고, 무엇보다 사랑이 뒷받침된 것이어서 감동적이었다는 것이다.
50대 수 김(웨스턴 디자인 대표)씨는 “익숙한 노래들이어서 남편이 좋아했다. 표정 하나도 섬세하게 연기한 뮤지컬 배우들의 수준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높았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한국 오페라나 뮤지컬의 외국 공연은 쉽지 않다. 수 십명의 인원과 무대장치, 장비 등이 한국에서 날라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공연은 가끔 이뤄진다. 공연을 놓치기 싫은 이유다.
와이키키는 오늘(13일) 오후 7시, 14일 오후 5시 2회 더 공연된다. 티켓은 코리아타운 플라자와 코리아타운 갤러리아의 본보 안내센터나 공연 당일 윌셔 이벨극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안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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