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봉씨 살해사건의 용의자가 검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 한인들은 대부분 “조기에 검거돼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한인 고용주와 라티노 고용인 사이의 관계를 잘 아는 한인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한인과 라티노 종업원 사이의 관계가 재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김영근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애난데일에 오래 산 주민으로서 검거 소식이 정말 반가웠다”면서 “그간 한인에게 일어난 강력사건의 범인이 잡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경찰이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주민과 경찰 사이의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면서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환영했다.
고대현 북버지니아한인회장 역시 “커뮤니티, 언론, 경찰이 서로 협조해 이뤄낸 검거”라면서 “앞으로 이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인회는 라티노 커뮤니티와의 관계 개선에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티노 대하기가 거북스러워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30일 애난데일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30대 한인은 TV 뉴스를 본 뒤 “라티노를 고용하는 한인 업소가 태반인 상태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니 앞으로 라티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라티노 피고용인들에게 더 잘해줘야 하는지 아니면 아예 라티노 직원을 피해야 하는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최근 라티노 일용직 노동자 인력시장이 새로 생겨난 센터빌에 사는 40대 한인 여성도 두려워하는 반응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한달 전 이사를 하면서 라티노 일용직을 데려다 일을 시킨 적이 있는데, 이번 소식을 접하고 나니 더럭 두려운 마음이 든다”며 “앞으로는 라티노 일용직을 못쓸 것 같다”고 말했다.
라티노 일용직 노동자들을 잘 아는 한인들은 일부 한인 고용주들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이딩 업체를 운영하는 한 한인은 “나는 라티노 일용직들을 쓰지 않지만 일부 한인 업주들은 임금문제로 라티노 일용직과 다투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인들에게 여러번 고용됐던 라티노들은 한국말을 못 알아들어도 한인 고용주들이 하는 욕은 알아듣는다”면서 “한인 고용주는 스페인어를 못하고 라티노 일용직들은 영어를 못해 의사소통이 안되는 상태에서 이렇게 욕만 알아들으니 갈등의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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