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된 식사습관과 걷지 않는 생활습관으로 인해서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질병 패턴이 많이 바뀌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흔한 변비에서부터 각종 암의 발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60대 중반의 회사원 김씨는 지난 6개월 동안 변비로 고생해 왔다. 젊을 때부터 가끔씩 변비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물을 많이 마시거나 운동을 하고 사과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좋아졌지만 이번에는 위와 같은 노력에도 변비가 좋아지지 않았다.
대변은 3일에 한번씩 보는 편이고 한번 화장실에 앉으면 변을 보는데 20분 이상 걸리고 그 양도 많지 않았다. 또 배변 후에도 시원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지는 않았고 변 색깔은 정상이었다. 변비로 인해서인지 가끔씩 아랫배가 아픈 느낌이 있었다.
김씨는 6개월 전에 고혈압 진단을 받고 현재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중이고 당뇨병은 약물 치료로 잘 조절이 되고 있는 편이었다. 담배는 과거에 많이 피웠지만 5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고 끊었고 술은 저녁식사 후 포도주 한 잔하는 정도이다. 현재 운동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이학적 검사상 별다른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김씨가 복용하는 혈압약의 부작용으로서 변비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혈압약을 바꾸고 비약물적 치료인 식이요법과 운동을 시작하도록 권했다.
또 한번도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검사를 받도록 권유했다. 김씨의 변비 증상은 위와 같은 비약물 치료로 호전이 되었다.
미국인의 4분의1이 변비 증상을 느끼고 있다고 하고 변비로 1년에 250만명이 의사를 찾는다고 한다. 변비는 일주일에 3번 이하로 대변을 보거나 변을 볼 때마다 배변량의 4분의1 정도만 보는 경우라고 정의한다. 변비의 원인은 다음과 같이 들 수 있다. 첫째, 주로 섬유소가 적은 음식물을 주로 섭취하는 경우이다. 고기나 치즈, 햄 등은 섬유소가 적어서 소화되고 나서도 대변의 양 자체가 적고 장운동을 감소시켜서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둘째는 물을 적게 마시는 경우도 변 자체를 굳게 해서 변비를 유발할 수 있고, 셋째, 장거리 자동차 운전자나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사무직원 같은 경우도 음식이 일정하게 들어가지 않고 운동이 부족하면 장운동이 저하되기 때문에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넷째로 김씨의 경우처럼 약물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것들은 혈압약이나 진통제 등이 될 수 있다. 그 외에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과민성 대장증상, 당뇨병 등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대장에 생긴 종양도 변비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유 없이 만성 변비로 고생하는 경우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213)383-9388

이영직 <내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