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가 중심에 위치한 래디슨 윌셔 플라자 호텔을 3,900만달러에 매입한 30대 부동산 재벌 리오 이씨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한다. <신효섭 기자>
“4유닛 오너서 대형호텔 주인으로”
크레딧카드 빚내 아파트 구입
타운서 라스베가스까지 영역 넓혀
1993년 크레딧 카드 빚을 내 30만달러에 산 4유닛 아파트 한 채. 지금은 ‘부동산 재벌’이라는 소리를 듣게 된 이들의 시작은 이렇게 초라했다.
그러나 재미로 일을 벌였던 이들의 현재 재산 목록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 94년 29만달러에 구입한 24유닛 아파트가 지금은 한인타운, 할리웃, 다우니, 사우스베이 등 LA카운티 전역과 라스베가스 등으로 커졌다. 오죽하면 “버몬트부터 윌튼까지 골목마다 아파트 서너개씩이 우리 것”이라는 말을 할까.
36세 동갑내기로 ‘리틀 데이빗 리’라고 불리는 리오, 줄리아 이 부부. 10여년 전 풋내기 대학생이었던 이들은 21일 윌셔가 중심에 있는 래디슨 윌셔 플라자 호텔 주인으로 변신했다. 4년 전 돌잔치를 했던 호텔을 사자던 부부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LA일원에 아파트 40여동을 소유한 아파트 재벌(본보 2004년 7월22일자 보도)이 상가, 메디컬 빌딩에 이어 이제는 호텔리어(본보 9월9일자 보도)까지 겸직하게 된 셈이다.
이들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한인타운을 상징하는 대형 호텔을 인수해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한인사회의 관심 속에 3,900만달러를 지불하고 대형 호텔을 인수한 젊은이들이 ‘이제 시작일 뿐’이라니.
그들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이들은 자신들이 품고 있는 드넓은 꿈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았다.
“더 큰 호텔, 더 높은 빌딩도 사고 싶다. 1억달러 빌딩 구입도 욕심이 난다. 가격만 좋고 환경만 맞다면 다른 주, 다른 나라의 건물이라도 사겠다.”
이씨 부부는 그 목표를 위해 우선 현재 호텔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현재 직원들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들의 능력을 키워서 더 많은 호텔을 사는 밑거름으로 삼겠단다. 사업 영역도 아파트는 유지하면서 호텔, 빌딩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이들이 내다보는 부동산 시장의 앞날은 어떨까. 이들은 “그런 건 모르겠다”고 짧게 말한다. 그 대신 “부동산 시장이 폭락하면 좋은 물건을 더 싸게 살 수 있으니 우리한테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긍정의 힘’을 밝혔다.
주변에서는 운이 참 좋은 부부라는 시선도 보낸다. 그러나 이들은 때를 잘 만난 것도 인정하지만 자신들이 기울인 정성도 잊지 말아달라고 말한다.
우선 이들은 아파트를 사고 관리하는 것 외에 다른 직업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리오씨는 지금도 좋은 아파트를 찾아다닌다. 줄리아씨는 공사팀과 함께 아파트 관리를 직접 한다.
이들이 돈만 쫓는 ‘황금 만능족’이 아님은 매입한 건물을 고쳐서 금새 되팔아 차익을 남기지 않는 데서도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은 집을 산 뒤 판 적이 없다. “재산 증식보다 좋은 환경으로 탈바꿈시킨 아파트를 부동산 경기에 상관하지 않고 자손 대대로 물려주고 싶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이들은 젊은이 양성에도 포부를 밝혔다. 리오씨는 “능력 있는 한인 젊은이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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