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실천이다’ ‘산 넘어 산이다’ ‘갈 길이 아직도 멀다’-. 6자회담이 마침내 타결됐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는 것 등을 포함한 6개 항의 공동성명에 서명을 한 것이다. 외교적 성과라면 성과다. 2차 북한 핵 위기가 발생한지 35개월만에, 또 4차로 이어지는 끈질긴 협상과정을 통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큰 틀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환영일색이었다. 그렇지만 바로 뒤따른 게 ‘문제는 실천이고, 또 갈 길이 멀다’는 회의적 반응이었다.
북한은 숱한 위약을 해왔다. 당연한 불신이고 회의적 시각이다. 그 시각이 옳다는 게 불행히도 또 다시 증명되는 것 같다. 공동성명이 나온 지 하루만에 북한 외무성이 ‘경수로 제공 없이는 우리의 핵 억지력 포기는 꿈도 꾸지 말라’면서 공동성명에 위배되는 성명을 발표해서다. 선(先) 경수로 전제조건의 주장을 하고 나섬으로써 공동성명을 백지화할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공동성명 합의는 가야 할 머나 먼 길의 출발점에 불과하다. 공동성명은 구체적 실천계획도 없이 회담 참가 6개국의 입장만 나열한 것으로 어찌 보면 선언적 의미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먼 길의 초입에서 북한 당국은 억지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6자회담에 대한 미주 한인사회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말할 것도 없다. 이산가족 상봉문제에서, 북한과의 교역확대, 또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에 이르기까지 미주 한인들의 현안과 관심사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차제에 촉구할 것이 있다. 북한 당국은 성실히 협상에 임하라는 것이다. 억지논리로 모처럼 마련된 한반도에 영구 평화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틀을 깨서는 결코 안 된다. 이 점을 미주 한인사회는 주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이번 6자회담 결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생각이다. 서면상이나마 미국과 북한이 핵 위기 해결을 위해 처음으로 합의를 했다는 점에서다. 또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포기를 중국 등이 포함된 ‘다자’란 틀 안에서 공약을 했다는 점에서다. 오는 11월에 속개될 5차 6자회담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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