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도서관의 책 내용을 복사해 온라인에 띄워 누구든 인터넷을 통해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으나 저작권 시비가 법정으로 비화함으로써 차질을 빚고 있다.
남의 책 복사?온라인에 띄워?정보공유·돈벌이
저자 3명이 최근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인터넷 검색엔진 구글(Google)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몇 개 대학도서관에 보관된 서적 내용을 복사해 온라인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디지틀화 하려는 구글의 시도가 ‘심각한 저작권 침해’라는 게 그들의 이유라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전했다. 소장은 맨해튼 연방지법에 제출됐다. 구글은 이 프로그램을 점진적으로 전 세계의 서적으로 확대할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직은 초기단계에 있다. 그런데 저작권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서적 내용을 온라인에 저장해 놓고 열람하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보여주는 대신 웹사이트 화면에 광고를 받아 돈을 번다는 게 아이디어다. 지금 구글이 다른 프로그램들에서도 광고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작가들 “저작권 침해” 연방법원에 제소
회원 8천명 작가협회도 가세 ‘일전불사’
“임의로 상업용 전용” vs “책 홍보 도움”
구글 “싫으면 빼주겠다” 저작권보호 약속
소장을 제출한 원고는 집단소송을 모색하고 있다. 8,000명 이상의 저자가 가입돼 있는 작가협회(Authors Guild)도 소송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소장에 이름을 올린 원고 3명은 의회도서관에서 상담가로 일했으며 시집, 번역서, 비평서를 다수 출간한 데니얼 호프만,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픽션을 다수 쓴 베티 마일스, 뉴욕타임스 기자를 지내고 아브라함 링컨 자서전, 소설 등으로 이름을 날린 허버트 미트갱.
구글이 마음대로 전산화 해 온라인에 담을 수 없다고 원고들은 강조한다. 구글은 미시간대, 하버드대, 스탠포드대 등으로부터 이미 디지틀화를 승인받은 상태이며 미시간대 도서관 장서들을 대상으로 전산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또 뉴욕공립도서관과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측도 구글에 조건부 허락을 했다. 저작권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서적에 한해서 복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협회의 폴 아이큰 사무총장은 구글이 지금까지 소승을 제기한 원고들의 책들을 복사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당장 복사를 중지하는 가처분 조치를 취할 태세다. 그리고 이미 저지른 저작권 위반에 대해서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고들은 소장에서 “상업적인 목적이나 다른 사람들의 사용을 위해 책을 복사할 경우 저작권 소유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고 당연히 알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글은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부터 “저작권법 조항에 명시된 ‘합당한 사용’(fair use) 구절에 입각하고 있다”고 맞섰다. 구글이 저작권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구글은 소송에 대해 발표한 공식입장에서 “우리는 소송을 제기한 그룹이 책과 정보를 세상에 공개하는 프로그램을 가로막으려는 데 유감을 표한다”며 “책 복사 프로그램은 작가와 책을 알리고 판매를 증진하는 효과를 낼 것이지만 저작권자가 이를 거부할 경우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저작권자가 책 내용의 일부만을 공개하고 싶을 때 그 범위를 정해주면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개를 원하지 않는 책에 대해서는 책 내용을 전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대신, 별도로 목록을 작성해 전산화 한 뒤 저작권자가 용인하는 선에서 부분적으로 공개함으로써 문제를 예방한다는 게 구글의 방침이다.
구글은 이번 소송으로 인해 지난달 시작한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했다. 책 복사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저작권자들은 10월까지 이를 통보해주면 된다는 게 구글의 생각이다. 하지만 작가협회는 지금까지 저작권자가 먼저 책 내용의 사용에 대해 언급하는 사례는 없었다며 사용자가 저작권자에게 미리 허락을 구하는 게 상례였는데 구글이 이 전통을 뒤바꾸려 한다고 우려했다.
다시 말해, 저작권자가 자신의 글을 보호하기 위해 사전에 방어권을 발동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저작권자의 권리는 저작권을 소유하는 순간부터 보호돼야 하며 이를 위해 사용자에 알릴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구글의 책 복사 프로그램이 강한 반발에 부딪혀 있지만 이 프로그램의 일부에는 반대가 거세지 않다. 이 중 하나는 출판사로 하여금 책을 제출해 구글이 스캐닝을 하고 검색엔진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대다수의 대형 출판사들은 이를 통해 책 선전이 자연스럽게 되고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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