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미국 시민권자로 실정법 위반은 사실
한인 2세들 장래에 부정적 영향 무시 못해”
국가기밀 유출혐의로 수감됐다 지난 5일 보호관찰 정지결정으로 풀려난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사진)씨가 내달 6일 귀국할 예정인 가운데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한국내에서 일고 있는 관심과 환영열기에 대해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일고 있다.
한인들은 동족 차원에서 장기간 수감생활을 해 온 김씨에게 동정심을 나타내면서도 최근 한국언론이 그의 석방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애국자’로 부각시키는 것에 대해 부담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사건의 이면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 시민권자로 국가기밀을 다뤘던 그가 가치의 정도를 떠나 한국정부 관계자에게 정보를 건네준 것은 장기적으로 한인들의 신뢰도와 무관할 수 없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미관계 전문가는 “의도가 어디에 있든 김씨의 행동은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특히 앞으로 연방정부 등에 진출할 2세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한미관계도 그렇지만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 할 한인들의 미래를 위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찰스 김 한미연합회 전국 사무국장은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국익을 크게 해치지 않았고 한국을 도운 것이 큰 문제가 될 수 없겠지만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전혀 다르다”며 “김씨 석방에 대한 한인사회의 조용한 분위기가 이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또 “어떤 이유에서든지 이번 사건은 한인사회의 신뢰성을 상실하는데 일조한 셈”이라며 “과거 주한대사 후보로 거론되던 1세 한인들이 ‘미국을 위해 일할 것인지, 아니면 한국을 위해 일할 것인지’에 관한 질문을 받았던 사례를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로버트 김 고국방문 지원모임을 결성한 백동일 예비역 대령은 10일 “로버트 김이 11월 6일 오후 5시10분 대한항공 094편으로 부인 장명희 여사와 함께 귀국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로써 1996년 2월 한국을 방문한 뒤 9년9개월만에 고국을 방문하게 됐다.
백씨는 “로버트 김은 고국 방문기간 가족들과 지난해 1월 작고한 부친 고 김상영 옹의 묘소를 참배하고 그간 후원을 해온 각계 인사들을 찾아 감사의 뜻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각종 강연회를 통해 10년간의 수감생활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김씨는 한국에서 2주간 머문 뒤 미국으로 돌아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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