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놓고 미 불만·불신 고조
한국정부 명확한 아웃라인 제시할 때
대북문제를 둘러싼 한미관계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연방의회와 학계 일각에서는 6자회담을 거치면서 현 한국정부에 대한 미국의 불신과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적극적인 해결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경우 반세기를 넘게 이어온 양국관계에 균열이 올 수 있다는 불안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례로 연방의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헨리 하이드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이 지난 9월 맥아더 동상 철거시도에 대한 깊은 유감의 뜻을 한국정부에 전달한데 이어 최근 한국내 반미감정에 대한 우려 서한을 국무부에 보낸 것이나, 한국통인 데니스 핼핀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이 북한에 유화적인 한국내 상황을 ‘트로이의 목마’에 비유하며 현재의 한미관계를 강력히 비판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미국의 한국에 대한 불신이 과거 이승만, 박정희 정권 때부터 있었지만 이는 사실상 개인을 겨냥한 것이었고, 현재의 불신은 북한이 전면에 나선 삼각관계 속에서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정부가 핵 이용에 대해 북측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나타내고, 북한인권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점, 그리고 최근 맥아더 동상 철거논란을 둘러싼 노무현 대통령의 애매모호한 자세 등 일련의 상황들이 미측의 감정을 상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불안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가 지금이라도 명확한 대북정책의 아웃라인을 미국에 보여줘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이채진 클레어몬트 매키나대학 정치학 교수는 “민족주의적 발상에서 북과 보조를 맞추고 대미 의존도를 줄이려는 듯한 현 한국정부의 이상주의와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이란 현실이 상충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한국정부는 진정한 국가이익에 대한 신중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최고위층이 미국을 이해시킬 수 있는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며 “외교실무 전문가로 한반도 상황에 정통한 이태식 대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관계회복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도 “시간이 흐를수록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그 원인은 현 집권층”이라고 지목하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 정부나 의회가 이라크 전쟁 수행과 자연재해 복구에 집중, 이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이 원치 않는다면 주한미군을 일본에 재배치해도 미국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워싱턴의 분위기는 분명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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