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와 버몬트에 있는 ‘셸’ 주유소를 인수한 한현호-경숙 사장 부부.
8번째 주유소 문 연 한현호-경숙 부부
24시간 영업·복합 매장 등
시대에 맞는 시스템 도입
주유소오너. 한국에서 한때 성공한,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재미교포의 대명사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일 쇼크를 거치고 돈 좀 있는 사람이면 너나 할 것 없이 주유소에 뛰어드는 사생결단의 시기를 겪으며 주유소는 어느 새 마진 박하고 성공하기 힘든 업종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지난 7월 자신의 8번째 주유소를 연 한현호-경숙 주부는 업계의 성공 사례로 꼽힐 만하다. 그들의 8번째 사업터는 바로 LA 한인타운 한복판인 월셔와 버몬트가의 ‘셸 주유소’. 이들은 가게를 인수하며 가장 먼저 출입문에 한국어 사인을 붙였다. ‘어서 오십시오’. 한인타운에 입성한 만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한인들과의 약속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현재 LA 다운타운 올림픽과 그랜드의 셸, 웨스턴과 베벌리의 모빌, 할리웃과 윌튼의 모빌 등 8개의 주유소 사장이 된 한씨도 30년전엔 그저 평범한 모빌 주유소의 파트타임 직원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지난 75년 도미, 약사 공부를 이어가며 주유소 파트타임을 시작했다. 1년여가 지나자 회사측에선 부지런하고 성실한 한씨에게 주유소 경영을 제안했다. 종자돈으로 2만달러가 필요했다. 당시엔 권리금이 없었기 때문에 인벤토리 인수 비용만 있으면 됐다.
1만5,000달러는 주머니를 ‘탈탈’ 털었고 나머지 5,000달러는 지인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그렇게 시작한 주유소 비즈니스에서 그가 전략으로 내세운 방법은 ‘박리다매’식. 3대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집안에서 자랐는데 약국에도 ‘가스 활명수’ 가격이 싸면 일단 사람이 몰리더라는 것이다. 철저한 직원교육과 쾌적한 시설도 빼놓을 수 없는 노하우.
주유 판매량이 6개월만에 4만500갤런에서 9만갤런으로 상승, 회사측 반응도 좋았다. 두 번째, 세 번째 주유소 인수가 이어졌다.
81년 주법이 바뀌면서 주유소 매매에도 권리금이 생겼다. 경영이 부진한 주유소를 인수,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성장시켜 되파는 방식을 채택했다. 지난 27년간 LA와 오렌지카운티에서 그의 손을 거쳐간 모빌 주유소만 해도 10여곳. 한 곳을 매매할 때마다 10만-15만달러의 이윤이 남았다. 주유소 백만장자가 된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주유소도 ‘변신’이 필요했다. 야간 활동인구가 늘어난 80년대엔 24시간 영업체제를 도입하고 지난 98년에는 주유소와 서브웨이와 타코벨 등의 프랜차이즈를 접목시킨 ‘컨비니언스 스토어’를 선보였다.
최근 인수한 ‘윌셔 셸’ 주유소도 앞으로 같은 방식으로 변신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 사장은 “주유소 운영에는 깨끗한 환경도 주요 요소이므로 경찰에게 무료 커피나 할인혜택 등을 제공하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한인들이 한인타운에서 저렴한 가격에 개스를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사장은 현재 패사디나에서 약국 ‘칼 옥스 파머시’도 운영하고 있다.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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