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파괴를 이끄는 원동력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Boys, be ambitious!) 아마도 필자가 중학교 시절 영어를 배우면서 처음으로 접한 멋있는 말이 아닌가 한다. 그런데 이 말이 정작 영어권에서는 한국에서만큼 인구에 회자되지 않음을 안 것은 꽤나 시간이 지난 후의 일인데, 이 말은 미국의 학자인 윌리엄 클라크(William Clark)가 1876년부터 1년간 일본의 홋카이도대학에서 농업이론을 가르친 후, 일본을 떠나면서 배웅 나온 젊은이들에게 한 마디 한 것이다. 그 젊은이들 중 몇이 그 후 일본의 지도자로 성장하였고 그와 함께 그 말 또한 일본에서 유명해지게 되었다.
한국 또한 일본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말미암아 그 말이 전해졌을 터이고, 백년 가까운 세월을 지나 교과 과정으로 영어를 배우는 한 청춘의 가슴까지 오게 된 것이었다. 그리 유쾌한 과거사를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그 말 자체의 설렘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야망(ambition)은, 그 사전적 의미가 어떠하든, 성공하고자 하는 결의와 그것을 추진하는 에너지 등으로 요약될 수 있겠는데, 그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성공의 필요조건으로 보아 크게 그르지는 않을 것 같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호에서 야망이 성공의 핵심 요인이며, 그렇고 그런 인생과 분투하는 삶을 구분 짓는 것으로 보고, 그 야망이란 불꽃의 근원--유전인자, 가족, 문화 등과 같은--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 기사에 따르면, 야망이 타고 나는 것인지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 있는 것인지를 딱부러지게 얘기하기는 힘들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고난 야망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고 있다가 그 에너지에 불을 당기는 올바른 대상을 찾는 거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성공에 필요한 정도의 야망을 타고나는지에 의심이 간다면, 말이나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들과 단 몇 분만이라도 시간을 보낼 것을 권하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집요하며 끈질긴지. 그러던 그들이 겨우 몇 년만에, 대체로 중학교를 들어 갈 때쯤 정도면, 상당수가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성공에의 집념을 잃어버리고 평균 또는 그 이하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는 것이다. 교육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들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실수나 실패 또한 배우는 과정의 일부이며, 세상에 실패에 따른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케인즈가 얘기한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란 것이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 주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야성적 충동을 일상의 언어로 바꾸면 야망이 되고, 좀 덜 야성적으로 말하자면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 될 것 같다. 슘페터는 이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를 이끄는 원동력으로 보았다. 기존의 틀을 완전히 바꾸는 창조적 파괴가 어찌 야망과 펄펄뛰는 에너지 없이 가능하겠는가?
(213)892-9999
박준태
<퍼스트스탠다드은행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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