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한민족센터가 21일 독자노선을 선언했다. 워싱턴 한인사회에서 추진중인 커뮤니티센터와 별개로 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유도 밝혔다. ‘서로 갈 길이 다르다’는 것이다. 센터 건립의 목적과 방향이 다르기에 함께 하기 곤란하다는 명분이다. 이로써 워싱턴에는 두 개의 공공 센터 건립 추진이 불가피해졌다.
재외한민족센터의 이날 기자회견은 여러 아쉬움을 남겼다. 우선 그리 성급히 독자노선을 천명했어야 하는 거다. 두 추진 그룹이 처음 만난 건 11월8일. 불과 2주도 되지 않아 재외한민족센터는 나홀로 출정식을 선포했다. 고작 한번의 만남이 전부였다.
물론 두 그룹이 추진하는 센터 건립의 목적과 방향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차이는 양측의 공통분모만큼이나 크지 않아 보인다.
또 그들의 구상은 다를지 모르지만 센터를 이용할 동포들의 생각은 그게 그거일 뿐이다.
두 그룹이 만나 충분히 의견을 교환하고 차이를 줄여나가며 공통분모를 찾을 기회를 재외한민족센터는 스스로 차버렸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또 다른 아쉬움은 이원적 센터 추진에 따라 야기될 부작용에 대한 책임감의 부재다.
센터가 개별 추진될 경우 두 그룹의 조직과 모금과정에서의 과열경쟁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재원은 한국측의 지원을 받는다지만 결국 구입해놓은 건립부지에다 추가될 1백만달러는 동포사회가 부담해야 할 몫이다. 15만 워싱턴 한인사회가 두 센터 건립을 부담해야 할 정도의 의무감과 여력은 없어 보인다.
한국정부의 지원금도 문제다. 워싱턴이란 제한된 공간에서 센터가 제각기 추진될 경우 정부의 당혹스러움은 충분히 예상된다. 결국 지원금은 바람에 날아갈 수도 있다.
700만 해외 한민족을 네트워크하는 허브를 워싱턴에 짓겠다는 구상은 가슴 뿌듯하다. 하지만 의욕도 지나치면 과욕이 된다. 센터 건립의 거창한 당위성과 화려한 플랜이 한인사회의 지지를 보장해주진 않는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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