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고의 세일이 실시되는 지난 블랙 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날 금요일) 한 백화점에서 샤핑객들이 새벽 오픈과 함께 밀려들고 있다.
높은 부채비율, 오르는 물가·이자율, 주택시장 둔화…
도저히 그럴 형편이 아닌데
그럴 형편이 아닌데 소비자들은 할러데이 샤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할인 아이템을 잡기 위해 꼭두새벽부터 백화점 앞에 장사진을 치고 샤핑센터에는 파킹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경쟁적으로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들 샤핑객들의 마음속에는 이미 빚이 목구멍까지 차 올라왔고, 정신없게 올라간 난방비와 자동차 개스비, 올라가는 이자율, 그리고 주택 시장이 슬슬 가고 있다는 걱정거리들은 전혀 없는 듯하다. 조금도 주눅들지 않고 돈을 마구 써댄다. 타임지는 지난 12일자에서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왜 여전히 할러데이 샤핑에 광란하는가를 짚어 봤다.
경제적 여건 악화 불구 변함없는 샤핑
거부할 수 없는 풍습·‘일단 쓰고 보자’심리도
현재로선 견딜 만… 더 악화돼야 긴축표면화
할러데이 시즌이란 이래야 한다는 이미지에 혹해서 인가, 아니면 ‘일단 사고 지출은 나중에’ 라는 문화 때문인가. 또는 도저히 거부하기 힘든 대폭적인 할인에 반해서 일까. 할러데이 샤핑에 나선 소비자들에게는 안심할 수 없는 자신들의 재정상태는 전혀 관심 밖이다.
소매업체들이 펴고 있는 대대적인 할인이 샤핑 열기에 불을 붙이고 있는 측면도 있다. 보통 때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가격이 나와 서로 잡으려고 경쟁적으로 샤핑을 한다.
개스값이 치솟다가 최근 안정돼 바짝 좼던 지갑 끈이 풀려서 그렇다는 설명도 있다. 샌디에고 주립대 라스 퍼너 교수는 “개스가격 앙등에 사람들은 지쳤고 혼란스러웠다. 다이어트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지출을 꾹 참았던 소비자들이 크리스마스가 오자 과식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타임지 조사에 의하면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 27%는 악화, 26%는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할러데이 샤핑에 대해서는 38%가 줄일 것, 15%는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일관성 없는 대답이 나왔다. 경제 현실은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할러데이 샤핑에는 여전히 열을 올리고 있는 소비자들의 이율배반적인 모습과 어쩌면 닮았다. 왜 그럴까?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용-지난 수년간은 경제는 성장했지만 고용 증가는 없는 형태였으나 올해는 거의 200만명의 고용증가가 있었고 임금도 상승세였다. 성장하는 경제임은 분명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에는 고용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없지 않다. 그래도 봉급 인상을 기대할 정도는 되니 고용상태는 지난 수년보다는 훨씬 좋아진 셈일 것이다.
▶주식-401(k) 밸런스가 여전히 5년 전보다는 낮지만 올라가고 있다. 다우존스주가 지수는 사상최고치를 칠 기세로 상승무드가 잡혔다. 기업들은 기대 이상의 이익을 올려 자사 주식들을 매입하고 배당을 늘리고 있다.
한 샤핑객은 “내가 샤핑할 때 주식시장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딱히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자신의 자산가치와 장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낙관이 지갑을 쉽게 열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에너지-타임지 조사에 따르면 석유, 전기, 천연개스 등 고에너지가야 말로 가장 큰 경제적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지금은 고에너지가 샤핑을 방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 3분기 중 에너지 지출은 21%나 급증했지만 카트리나 사태 이후 유가가 안정을 찾았기 때문. 한 대학생은 “개스값 때문에 돈이 다 나갔는데 지금은 좀 살 것 같다. 선물도 좀 사야겠다”고 말한다.
▶물가 및 이자율 상승-금값이 온스당 500달러를 쳤다는 것은 인플레가 가열될 것임을 시사한다. 인플레 억제를 위해 연방정부는 이자율을 지난 2년 동안 줄기차게 인상시켜 왔다.
위스콘신주의 한 41세 가장은 홈 에퀴티 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걱정이다. 그래서 이번 할러데이 샤핑은 예산에 꼭 맞춰서 하기로 부부가 합의했다. 하지만 “지출을 줄이지는 않았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주택-모든 사람들이 주택시장의 거품을 걱정해 왔다. 이자율이 올라가면 고정 아닌 모기지 사용자들의 월 현금지출이 급증하여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샤핑객들의 마음에는 이런 우려는 아직 먼 훗날의 일일뿐이다.
식품비와 에너지가, 의료비 등 각종 물가가 급등하고 이자율이 올라가는 판국임에도 불구하고 올 겨울 크리스마스 샤핑에는 큰 지장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내년 크리스마스 때는 어떨는지 알 수 없다. 한 경제 전문가는 “주택시장의 둔화가 오래가고 집값이 오히려 떨어진다면 주택이란 자동인출기(ATM)도 닫혀버릴 것”이라며 그렇게 된다면 소비자들도 지출 태도를 변화시키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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