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서 10여년을 생활하다가 6개월 전에 직장관계로 노스캐롤라이나의 해브락이라는 아주 작은 시골 마을로 이사왔다. 이곳은 인구가 4만 명이 채 안되는 시골이어서 우선 한인들이라고는 아무리 돌아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다행히도 100여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고, 한국식료품을 파는 구멍가게가 하나 있어서, 그것이 내가 한국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LA에서는 어디를 가나 한인들 천지에, 코리아타운에서는 어느 아파트를 가도 복도에서부터 구수한 된장찌개며, 김치찌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는데, 여기선 비슷하게 생긴 동양인만 봐도 아주 반가울 정도이다.
도시생활에 길들어진 내게 아무 것도 없는 시골의 길고 긴 밤은 정말이지 지루하고 두려운 시간이다. LA의 한인타운처럼 무작정 가서 친구들과 수다떨 수 있는 카페도 없고, 마이크 잡고 한 목청 소리칠 수 있는 노래방도 없다. 먹고 싶을 때마다 전화 한통화로 음식 주문을 할 수 있는 24시간 영업 식당도 없고, 신나게 한바탕 흔들어 댈 나이트 클럽도 없다.
정말이지, 여기 시골에서의 밤은 아무 것도 할게 없었다. 그래서 문득, 문을 열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러 밖에 나가 보았더니, 아... 글쎄 ... 그 캄캄한 밤하늘에는 내가 한번도 보지 못했던 수많은 별들이 환하게, 그리고 반짝 반짝, 아주 예쁘게 빛나고 있었다.
도시에 살면서는 보지 못했던 그 수많은 별들을 보고, 별똥들이 떨어지는걸 보면서, 나는 이 시골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 도시에서는 결코 찾지 못하는 것들을 찾아서 재미있게 지내기로 했다. 이로써 나는 시골생활에 길들여지기 시작했다.
박소현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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