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한 교회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인디와 마키타가 행복한 키스를 하고 있다. 여자의 건강은 행복한 결혼에 달려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해 주목할 만했던 뉴스 가운데 유명 인사들의 파경을 빼놓을 수 없다. 톱스타 제니퍼 애니스톤이 지난해 1월 브래드 피트와 헤어졌고, 제시카 심슨이 12월 닉 레이시와 이혼했다. 지난해는 이처럼 할리웃 스타들의 깨어진 로맨스가 이어졌다. 이혼해 홀로된 여인들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들을 위해 너무 슬퍼할 필요는 없다. 적어도 생물학적으로는 그렇다. 괴로우면서도 억지로 이어가는 결혼생활이 오히려 여자들의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호에서 나쁜 결혼이 여자들에게 미치는 해악을 보도했다
“나의 여왕이 되어 주겠소?”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아내의 정신건강은 물론 신체 건강에도 매우 긍정적인 힘이 된다.
면역체계 손상시켜 우울증·고혈압·심장병 유발
감정적 부분에 민감해 남자보다 상처도 심해
심장 건강 위한 행동이나 건강 진단에 소홀
이혼했거나 독신으로 사는 여자보다 더 위험
남편들, 부부싸움 때 원색적 용어 사용 자제를
전문가들에 따르면 배우자에 대한 분노와 적대감이 오래 지속될수록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나쁘다는 것이다. 여자들의 면역체계를 손상시키고 우울증, 고혈압, 심장병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오하이오 주립대의 재니스 키콜트-글래이저 박사와 동료교수들은 최근 ‘일반정신치료자료’라는 학술지에 낸 논문에서 42쌍의 건강한 커플을 대상으로 연구를 했다. 이들은 결혼 기간이 평균 12년이고 적어도 병원 연구실에서 이틀간 머물면서 조사대상이 됐다.
이들 커플은 처음 병원 방문 때는 아주 사이가 좋은 것처럼 행동하도록 했다. 그러나 두 번째 병원 방문 때는 배우자 간 갈등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화하도록 했다. 병원 측은 특수 진공튜브로 이들 부부의 팔에 수포를 내 이 상처가 얼마나 빨리 치유되는지 모니터했다.
가장 적대적으로 싸운 부부의 경우 상처가 아무는데 평균 하루 이상 소요됐다. 키콜트-글래이저 박사는 “적대적인 결혼 생활은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여자의 경우 그 양이 더 많다. 면역체계의 변화가 여자에게서 두드러졌다”고 했다.
왜 여자가 남편의 적대적 언행에 더 취약할까? 키콜트-글래이저 박사의 설명은 이렇다. 여자는 남자보다 긍정적 부정적 관계를 모두 기억한다. 감정적인 부분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남자보다 사회적 인식의 네트워크가 넓고 그만큼 민감해 상처도 더 많이 잘 받는다. 친구, 자녀, 형제자매의 고충도 남자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느낀다.
또 다른 조사방법이 있다. 부부가 논쟁을 벌이는 것을 관찰한다. 그리고 논쟁 후에 각자 자신이나 배우자의 언행의 강도를 평가하도록 한다. 여자들의 평가는 외부 관찰자의 평가와 엇비슷하게 나온다. 그러나 남자들의 평가는 그다지 민감하지 않다. 다시 말해, 여자들은 심한 언행에 정확한 반응을 보이지만 남자들은 자신의 언행이나 상대의 언행에 대해서조차 여자에 비해 둔감하다는 뜻이다.
불행한 결혼은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에 심각한 해독이 된다. 피츠버그대학과 샌디에고 주립대학이 공동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실험 대상이 된 여자들을 13년간 지켜본 결과, 결혼생활에 불만이 많은 여자들이 심장병의 주요 요인인 신진대사 증후군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과 사별한 여자의 경우 위험정도가 다소 높았지만, 이혼했거나 아예 혼자 사는 여자들보다는 불만스런 결혼생활을 이어가는 여자가 더 위험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행한 결혼이 심장에 치명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스웨덴의 한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여자들은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운동 등에 게으르고 기본적인 건강진단에도 소홀한 경향을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렇다면 이혼이 상책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좋은 결혼 생활은 여자들의 건강을 더욱 증진시킨다. 심장에 좋은 행동이나 운동을 많이 한다. 남편과의 긍정적인 관계는 여자의 건강에 보약이다. 부부관계를 좋은 쪽으로 몰고 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싸우지 않는 부부는 없다. 또 부부싸움에 어느 일방이 전적으로 잘못하거나 책임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작은 이견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큰 싸움으로 비화하는 게 통례이다. 서로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에게 “바보 같으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하고 몰아붙이는 대신 서로의 견해가 다르고 사물과 현상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키콜트-글래지어 박사의 노하우는 경험에서 우러나왔다. 1978년 남편 도널드 글래지어 박사와 결혼한 키콜트-글래지어 박사는 집에서 연구실에서 같이 연구했다. 이들은 종종 견해 차이를 보이지만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가 되려고 노력한다. 이들이 데이트를 할 때 친구 부부를 만나게 됐었다. 키콜트-글래지어는 그들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챘지만 남편은 몰랐다. 시간이 흘러 그들 부부는 이혼했다. 키콜트-글래지어의 예견이 적중했다. 역시 여자들은 무언가 ‘감’이 정확한 모양이다. 불행한 결혼 생활에 민감한 것도 바로 이러한 능력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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