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무장 군인·요원 100여명
▶ 한때 시위대 대치 일촉즉발
▶ ‘이민사회 공포 조성’ 비판
▶ 배스 LA시장“충격적인 일 현장서 즉각 철수 요구”
연방 이민당국이 LA 한인타운에 인접한 맥아더팍에서 7일 오전 전쟁터에서나 볼 수 있는 총기로 중무장한 군대를 동원해 급습 이민 단속을 펼치면서 일대가 긴장감으로 휩싸였다. 이날 단속을 목격한 시민들 사이에서는 즉석에서 시위대가 형성됐고, 이들은 단속 요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하며 격렬한 대치를 이어갔다. 현장을 직접 찾은 캐런 배스 LA 시장은 “이들의 목적은 체포나 구금이 아니라, 지역사회에 두려움을 퍼뜨리는 것”이라며 강한 어조로 단속 요원들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했다.
7일 배스 시장실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한인타운 동쪽 맥아더팍에 100여 명의 연방 당국의 이민 단속 요원들과 주 방위군 병력이 중무장을 한 채 들이닥쳤다. AP통신은 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날 맥아더 공원에서 펼친 단속 작전에 군용차 17대와 구급차 4대, 수십명의 연방 요원들과 주 방위군이 동원됐다고 전했다.
중무장한 대원들과 말을 탄 기마 요원들은 공원 인근 도로를 부분적으로 봉쇄하며 작전을 펼쳤다. 무장 요원들이 공원에 나타나자 주변에 있던 시민들은 구호를 외치며 맞서기 시작했다. 그런가하면 공원 주변을 산책하던 여성 몇 명은 급습 소식을 듣고 “이민국이다!”라고 외치며 급히 도망쳤다고 LA 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국토안보부(DHS)의 이민 단속을 미국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한 예산안을 서명한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최근 LA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추방 계획’의 상징적 도시로 떠올랐으며, 지난 6월 6일부터 22일까지 약 1,600명이 체포된 바 있다.
배스 시장실이 공개한 현장 영상에 따르면 월요일이라 공원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무장한 군 병력이 공원을 휩쓸고 다니면서 공포 분위기가 연출됐다. 배스 시장은 당시 “아이들 20여 명이 놀고 있었는데, 군대가 들어왔다”며 “나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공원으로 가 책임자에게 당장 이것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배스 시장은 “너무나도 충격적인 일”이라며 “도시가 완전히 무장한 군대에 점령당한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LA 타임스에 따르면 배스 시장은 기자회견 일정 차 인근을 지나가던 중 단속 소식을 듣고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배스 시장은 시민들이 모여 있던 곳으로 걸어가던 중,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소속 데이빗 김 부국장이 건네준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누구와 통화했냐는 언론의 질문에 배스 시장은 “세관국장과 통화했다”며 “여기에 있는 연방 이민 단속요원들은 즉시 철수해야 한다.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후 배스 시장은 검은 SUV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같은 날 오후 배스 시장은 마퀴스 해리스-도슨 LA 시의회 의장,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시의원 등과 함께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의 급습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도시에서 군사 작전을 전개하며 혼란을 조장하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아무 일도 없던 공원에 연방 무장 차량을 배치하는 것은 터무니없고 비미국적인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민자 커뮤니티도 즉각 반발했다. 전미노동자조직 네트웍의 법률 책임자인 크리스 뉴먼은 이날 ICE의 단속에 대해 “실제 단속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리얼리티 TV쇼처럼 보여주기용으로 공포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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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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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특히 여성이 멕아드파크에 가보셨나요? 40여 년 전에는 그나마 조금 덜 공포스러웠죠? . . . 베스할매가 혼자 그 공원에 가봤을까요?